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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추억의 골목길, 예술무대가 되다

유진규 마이미스트 공연 '요선시장 코로나땡 동그랑땡'

◇오는 21일부터 춘천 요선시장 일원(서부대성로 44번길 9)에서는 유진규 마이미스트가 연출, 출연하는 공연 '요선시장 코로나땡 동그랑땡'이 펼쳐진다. 사진은 마이미스트 유진규(사진 아래쪽)와 공연의 배경이 되는 요선시장 골목길.

원로예술인 지원사업 선정된

강원문화재단 프로젝트 공연

21일부터 나흘간 8차례 열려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떻게 예술을 선보일지에 대한 원로예술인의 고민을 담은 프로젝트가 시작돼 주목된다.

오는 21일부터 춘천 요선시장 일원(서부대성로 44번길 9)에서는 유진규 마이미스트가 연출, 출연하는 공연 '요선시장 코로나땡 동그랑땡'이 펼쳐진다. 유 마이미스트가 올해 강원문화재단 원로예술인 지원사업에 선정돼 선보이는 프로젝트 공연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사회상과 개인의 생활이 변한 만큼 예술에도 새로운 법칙이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이미 사람들의 느낌과 생각은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돼도 기존의 생활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공연장이 폐쇄돼 기존의 공연을 선보이기 어려운 시점에서 원로공연예술인으로서 제시하는 하나의 대안이다. 일상의 공간이 예술가가 의도한 시간과 교차하는 순간 공연장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준다.

공연은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삶'을 다룬다. 무대는 요선시장의 어느 2층 건물이다. 공연시간 중 3분에 한 명씩 입장하는 관객들은 건물 1층에서는 옛 기억을 되살린 요선시장 내 술집 골목 사이, 2층에서는 떠난 이들과 여전히 이곳에 살고 있는 이들의 흔적, 옥상에 올라서서는 2층의 옥상집과 시장 바깥 풍경을 돌아보게 된다. 유 마이미스트를 비롯해 변유정, 송민정, 정명자, 김도란, 이태훈 예술인이 출연한다. 공간 곳곳에 모니터와 시, 영상, 사운드, 그림, 설치 예술이 함께 한다. 관객들은 1층으로 다시 내려오면 요선시장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평창이모집으로 안내받는다.

한때 춘천에서 가장 번화한 현대적 시장이었으나 이제는 불이 꺼진 요선시장, 또 코로나19 이전의 삶, 모두 돌아갈 수 없는 공간이지만 공연은 기억을 더듬어 내며 관객들이 앞날을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돕는다. 유 마이미스트는 “38년 전 처음 요선시장을 찾아 어울렸던 나는 이제 칠십을 바라보는 노인이 돼 흔적만 남은 술집 골목을 걷는다. 나도 골목을 즐겨 찾던 사람들도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나 우리에겐 기억이 남아 있다. 그 기억이 살아 있는 한 이전의 삶은 살아 있는 것처럼 돌아가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다행히 몇 개 남아 있는 옛집의 불을 다시 켜고 기름 냄새피우면서 왁자지껄했던 기억 속으로 다시 돌아가보려고 한다. 그리고 미래를 생각해보려 한다”고 했다.

21일부터 나흘간 낮12시부터 오후 3시,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8차례 열린다.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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