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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물폭탄 덮친 강원]철원 한탄강 지난해 국가하천 승격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강원일보 DB

남과 북 걸쳐있어 북한측에서 무단방류해도 지자체 관리 못해

정부 관리해야 범람 피해 막을 수 있어 … 도 올해도 승격 요청

폭우로 대규모 수해가 발생한 철원군 갈말읍 한탄강 유역의 국가하천 승격이 추진됐지만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지방하천의 국가하천 승격을 건의하면서 남방 한계선인 철원군 갈말읍 한탄강댐 상류 32.5㎞ 구간과 철원군 김화읍 한탄강댐 합류점 20.6㎞ 구간 등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한강, 평창강, 홍천강, 원주천 등 4곳에 대해 국가하천 승격은 결정됐지만 한탄강 유역은 빠졌다.

도는 한탄강이 남북에 걸쳐 있는 데다 상류인 북한 평강군 일대에 3개의 대규모 호수가 있는 만큼 정부가 관리해야 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하에 국가하천 승격을 요구해 왔다. 특히 국가하천으로 지정되면 정비사업 등이 전액 국비로 추진되기 때문에 자치단체에서는 지방비 부담을 덜 수 있고 사업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국가하천으로 승격한 전국 15개 지방하천 590㎞ 중 강원도 관련 4곳의 길이가 절반이 넘는 316㎞에 달하게 되면서 한탄강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탄강 유역이 국가하천이었다면 지난 5일과 같은 폭우로 인한 범람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나온다.

더욱이 최근 폭우로 상류인 북한 평강군 일대에 900㎜가량의 비가 내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곳에 있는 저수지의 물이 넘쳐 흘렀거나 일부 방류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에서는 이 같은 집중호우 상황에서 북측의 댐과 저수지 방류 등을 사전에 알 수 있도록 정부가 하천을 관리하고, 북한과 협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한탄강은 자치단체가 관리할 수 없는 구간이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런 수해는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강원도는 올해도 한탄강 유역을 포함한 모두 16개 지방하천의 국가하천 승격을 요청했다.

신형철기자 chiwoo100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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