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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교차투표냐 줄투표냐' 승패 가를 중요 열쇠

빅3도시 ‘도지사-시장 후보' 표심은

사진=연합뉴스

6·1 지방선거를 1주일 앞두고 춘천과 원주, 강릉 등 빅3도시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특정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줄투표' 현상 못지 않게 각 선거마다 자신이 선호하는 인물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교차 투표' 조짐이 일고 있어서다. 특히 무소속 후보가 나와 있는 춘천과 강릉에서는 이 같은 ‘교차투표'가 승패를 가를 중요한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강릉은 ‘교차투표' 가능성이 가장 크게 점쳐지는 지역이다. 강원도지사 선거와 강릉시장 선거를 별개로 인식해 무조건 같은 정당의 후보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강원일보 등 강원도 5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강릉시장 후보 지지도를 보면 뚜렷해진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강릉지역 응답자 중 같은 당 김우영 강릉시장 후보를 선택한 이는 45.3%에 그쳤다.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이 후보의 나머지 지지층은 무소속 김한근 후보(25.6%)와 국민의힘 김홍규 후보(19.2%)가 나눠 가졌다. 소속 정당이 아니라 각 후보의 면면을 보고 전략적인 응답을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의 지지층 중 같은 당 김홍규 강릉시장 후보를 선택한 이는 57%밖에 되지 않는다. 31.3%가 같은 보수 성향의 무소속 김한근 후보에게 갔다. 역시 정당보다는 인물에 무게를 둔 선택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으로 여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하나의 정당에 표를 내리 찍는 ‘줄투표'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오히려 ‘교차투표' 가능성이 두드러진 셈이다.

강릉에 비해 정도는 덜하지만 춘천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보수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나와 있어서다.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의 지지층 중 같은 당 최성현 춘천시장 후보를 선택한 비율은 65.2%였다. 15.6%는 무소속 이광준 후보를 지지했다. 만약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투표장에서 현실화될 경우 강릉과 춘천 기초단체장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소속 후보가 없는 원주에서는 이광재 후보의 지지층이 같은 당 구자열 원주시장 후보에게, 김진태 후보의 지지층이 같은 당 원강수 후보에게 거의 전해졌다. 양 진영의 지지층 결집이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주갑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돼 복합적인 형태로 표심이 분출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전략적 ‘교차 투표'가 도지사와 기초단체장 선거에 국한돼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당이 없는 교육감 선거는 차치하더라도 도지사와 시장·군수, 도의원, 기초의원, 도의원 비례, 기초의원 비례 등 투표 대상이 많아 ‘줄투표'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역대 지방선거에서도 특정 정당의 후보를 내리 찍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여야를 넘나드는 표심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엇갈린 지지 양상이 나타난 지역에 모두 보수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나와 있는 만큼 국민의힘 공천 후유증 여파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도내 정가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인물론'과 함께 소속 정당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을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원선영기자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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