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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ICBM 발사 37분 뒤 SRBM 2발 ‘섞어 쏘기'는 처음

北 미사일 도발

사진=연합뉴스

한미일 각각 겨냥 방어망 무력화 노려 … 2번째 미사일은 실패 분석

합참 지대지미사일 대응 … 정부 NSC 소집 “중대 도발” 강력 규탄

북한이 25일 이례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같은 날 잇따라 발사한 것은 한미정상회담 등을 고려한 반발성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오전 6시에 ICBM 추정 탄도미사일 1발을 쏘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약 37분 뒤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5분 간격으로 발사했다. 북한이 과거 단거리급 미사일이나 방사포(다연장 로켓의 북한식 명칭) 등 서로 기종이나 사거리가 다른 미사일을 여러 발 섞어 발사한 적은 있지만, ICBM까지 섞어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CBM은 미국을,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은 한일을 각각 겨냥한 것으로, 한미 미사일 방어망 무력화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군 당국은 ICBM 추정 미사일은 북한이 개발 중인 신형 ‘화성-17형'으로, 뒤이은 2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KN-23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17형은 정상 각도로 발사 땐 최대사거리가 1만5,000㎞를 넘을 것으로 추산돼 미국 본토 전역을 비롯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주요 대륙 모두를 사정권 안에 둘 수 있다. 기존 화성-15형의 최대사거리는 1만3,000㎞ 정도로 알려졌다.

합참은 2번째 미사일은 상대적으로 낮은 고도에 해당하는 고도 약 20㎞에서 우리 탐지자산으로부터 소실됐다고 전했다. ‘소실'은 탐지 레이더상 사라졌다는 의미로, 일단 군은 실패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재개에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엘리펀트 워크 및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또 정부도 즉각적인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한미 미사일 부대는 한국군의 현무-II, 미군의 ATACMS(에이테큼스)를 각 1발씩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실사격을 했다. 이날 대응 발사 모습은 강릉 해변에서 일반 주민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에 대한 한미 군 당국의 공동 대응은 2017년 7월 이후 4년10개월 만이다.

아울러 공군은 이와 별개로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지속 추적하면서 실제 발사에 대비해 F-15K 30여 대의 전투기가 무장을 장착한 채 활주로에 전개해 지상활주하는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NSC 회의를 거쳐 정부의 공식 성명을 냈다. 정부는 성명에서 “북한이 오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추정)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행위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며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을 ‘ICBM 추정'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지속된 도발은 더욱 강력하고 신속한 한미 연합 억제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으며,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무헌·권태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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