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기고

[발언대]늘어가는 아동학대, 전문적 복지 정책 절실

임진묵 강원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장

2014년 9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 시행 이후 전국적으로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도의 신고접수도 2015년 877건에서 2016년 1,310건으로 늘었다. 도내 아동학대 발견율은 2015년 11월 강원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의 추가 설치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아동을 위한 지원과 보호를 위한 체계 마련은 녹록지 않다. 아동학대 발생 원인은 보호자, 가족구성원, 사회적 환경 등의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로 얽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보다 전문적이고 통합적인 서비스 계획이 필요한 이유다. 이 뿐 아니라 아동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 아동학대 재발 가능성을 낮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담당자는 고도의 집중력 및 위기대처능력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일반적인 사회복지서비스를 지원하는 민간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는 아동학대 사례에 개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지역의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해 강원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피해아동을 지원하는 실무자의 정신적 외상 개선방안'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들이 아동학대 사례를 경험하면서 겪는 스트레스가 가정폭력 피해자가 경험할 수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 트라우마와 매우 흡사할 정도로 심각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기관에서는 굿네이버스에서 연구한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 모형'을 통한 원가정 보호 서비스, 심리상담 및 트라우마 치료서비스, 가족 재결합 서비스 등을 사례관리에 적용해 학대피해아동, 가족, 행위자들에게 집중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날로 증가하고 있는 아동학대 신고건수와 이를 통해 발생하는 많은 사례에 적용하기에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최근 연이은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기존 아동학대 대책 점검과 실효성을 높일 방안을 강구하도록 직접 지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말뿐인 대책이 아니라 그동안 아동보호전문기관들이 관련 업무를 추진하면서 기른 노하우와 축적된 전문성을 정책에 잘 반영,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복지서비스가 지원되길 바란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