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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한반도 생태의 뿌리 백두대간

김종완 설악산국립공원 사무소장

생물 다양성의 보고

유·무형문화재 산재

후대에 가치 보존해야

한반도의 가장 크고 긴 산줄기인 백두대간은 백두에서 설악을 거쳐 지리까지 우리나라 자연생태계를 연결하는 핵심 생태축이자 민족 정기의 뿌리다. 우리나라 생물종의 10.3%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50종이 분포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기도 하다. 또한 백두대간지역 전체 면적의 50%가 자연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유서 깊은 사찰들도 위치, 국보·보물 등 유·무형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백두대간은 우리 삶의 양식을 바꿔 독특하고 고유한 문화를 발전시켰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나뉜 영동과 영서 간 기후 차이는 각 지역의 생태적·문화적 차이를 만들었고, 독특한 문화들은 현재의 생활 속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우리 민족의 치열한 삶과 함께한 백두대간. 이처럼 백두대간이 갖는 다양한 가치를 보존하며 그 속에 자연과 어우러진 삶의 모습과 문화를 살펴보고 가치 있는 것들을 온전히 미래로 이어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백두대간의 중심에 있는 설악산국립공원은 백두대간의 가치와 의미, 국립공원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다각적인 사업을 시행했다. 먼저 생태적 가치 회복을 목적으로 추진한 '설악산 미시령 생태축 복원사업'을 들 수 있다. 미시령은 내설악과 외설악을 가르면서 우리나라에 몇 안 남은 전형적인 아고산 지역이자 야생동물들의 이동 통로로 생태적 건강성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지역이다. 사업은 미시령 정상부의 기존 휴게소 및 주차장 등 훼손된 약 2만㎡를 최대한 원지형으로 복원해 백두대간 생태축을 연결하는 것이다. 여기에 최소한의 탐방 시설을 설치해 생태축 복원의 취지와 의미를 국민과 함께 공유할 것이다. 미시령 복원이라는 대장정을 위해 다양한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고 마침내 실시 설계 등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이제 현장에서 본격적인 추진이 눈앞에 와 있다.

다음으로 생태적 가치 회복과 함께 중요한 과제는 무분별한 이용과 훼손으로부터 백두대간을 지키는 일이다. 특히 설악산국립공원 가운데 점봉산 등 백두대간 일부 지역은 불법산행에 대한 인식도가 낮아 각종 샛길이 생기고 서식지가 파괴됨에도 불구하고 단속이 쉽지 않은 곳이다. 백두대간 취약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단속과 바람직한 이용 유도가 요구된다. 설악산국립공원에서는 점봉산 주요 지점에 대한 기획 단속을 펼쳐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무엇보다 뜻깊었던 사업은 국립공원과 백두대간의 가치를 국민과 공감하고 공유하기 위한 '백두대간 생태학교'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10년간 진행했던 '백두대간 생태학교' 프로그램에는 총 250명이 참가해 백두대간의 생태계 보전 필요성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했다.

미시령에 올라 생태축 복원의 중요성을 배우고 호연지기를 키웠으며, 을지전망대에서 멀리 금강산을 바라보며 북한의 백두대간도 꿈꿔 보는 기회를 가졌다.

올해에도 설악산국립공원은 자연의 가치를 회복시키고 훼손되지 않도록 바람직한 이용문화를 제시하겠다. 국민의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사업이 이뤄지도록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을 마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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