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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장애인에게 관심 대신 존중을

지소현 수필가,사회복지사

4월 '장애인의 달'

각종 기념식 불구

1회성 행사 아쉬움

지소현 수필가·사회복지사

4월은 장애인의 달이다. 특히 20일 '장애인의 날'에는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기념식과 각종 이벤트가 열린다.

이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높이지만 또 누군가는 장애인의 날이 필요 없어질 때 비로소 장애인 복지가 완성된 시대라 했다.

다시 말해 일회성이 아니라 항상 사랑 안에서 편견 없이 어울려 살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장애인이란 '신체적·정신적·심리적 불완전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는 자'라고 규정돼 있다. 때문에 국가별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스웨덴은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이유로 외국인을 장애인 범주에 포함하며, 미국은 알코올중독자 같은 의존자도 장애인으로 규정한다.

이처럼 누구나 불완전하기 때문에 장애라는 영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문득 사업상 문제로 극도의 불안감 속에 있는 지인이 “지금 나는 정신장애인이에요. 사소한 것들도 화가 나고 통제가 안 돼요”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우리 모두는 일생 중 한 번쯤 장애를 체험한다. 아니 죽음의 문턱에서는 누구나 장애인이 된다. 다만 다른 점은 불편함이 한시적인지, 장기적인지, 기간의 차이일 뿐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장애인들은 차별과 편견 속에서 살아간다.

물질만능 세태에서 경쟁에 불리하다 보니 상대적인 박탈감이 생겨나고, 외모 지상주의에서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 신체적 조건은 수치감을 키운다. 또 여행, 관광, 스포츠 등 여가활동이 일상화됐지만 이동조차 자유롭지 못해 소외감도 느낀다.

장애인복지 기본 이념은 인권 존중, 생명 존중, 전인격의 존중, 사회통합의 존중, 평등의식 존중이다. 하지만 피상적이고 획일적인 탁상공론이 허점을 드러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으로 어려움에 봉착한 중증장애인 문제가 그렇다. 활동보조인을 파견하는 지원기관이 휴일 근로수당 2배(주 40시간이 넘는 자)를 감당할 재원이 없어 보건복지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추경 반영이 어렵다고 한다. 그러니 중증장애인들에게 '제발 주말에는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받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실정이다.

휴일에도 신변 처리와 체위 변경을 해야하는 중증장애인의 생명권과 평등권은 존중하지 않고 오로지 일하는 자에게만 비중을 둔 예산 집행은 또 다른 차별이 아닌지….

장애인 복지는 선진국의 지표다. 즉, 선진국이란 경제적 상태나 소득으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안정되게 사는가이다. 쉽게 말하면 한 가정의 가족들이 병약한 혈육에게 물심양면 지원을 베풀 때 그 가정은 건강하며 이웃에게도 귀감이 되는 것과 같다.

이제 우리는 잘사는 나라의 반열에 들어섰다. 국가는 장애인 중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구조적 문제 개선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울고 있는 무리가 있는 한 홍보성, 일회성 장애인의 날 행사는 허공을 떠도는 메아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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