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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산림치유는 보약이다

장관웅 국립횡성숲체원장

언제부터인가 TV를 보면 깊은 산속에서 혼자 살고 있는 분들의 생활에 대한 방송을 접할 수 있다. 도심에서 점점 멀어져 자연을 벗 삼아 즐겁게 살고 있는 모습이 비쳐진다. 깊은 산속에 무엇이 있어 그들을 모두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일까. 그 답이 요즘 뜨고 있는 '산림치유' 다.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보면 향기, 경관 등 자연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을 '산림치유'로 정의한다. 보다 쉽게 표현하면 숲의 경관, 자연의 소리, 향기, 피톤치드, 음이온, 지형, 기온뿐만 아니라 산채음식 등이 인간의 신체·정신 등에 작용해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산림치유의 질병 완화 효과가 처음으로 보고된 것은 1900년대 초반 미국 뉴욕 맨해튼 주립병원에서 발표한 '숲 속에서 폐결핵 환자 격리치료(1901년)'로 볼 수 있다. 이후 산림치유와 관련된 연구는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고, 2012년 산림청 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약 93%가 '숲이 가진 건강 효과를 믿는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산림치유의 나라별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이미 1800년대부터 독일에서는 숲과 온천을 중심으로 산림치유가 발전돼 왔다. 현재 약 370개의 치유기지가 있고, 정부가 중심이 돼 '산림치유'가 의사의 처방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따라서 '의료행위'로서 의료보험의 적용까지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 일본의 경우는 1982년 산림욕이란 용어를 사용했고 2000년대 이후 '산림테라피'란 용어로 발전했다. 지자체와 민간을 중심으로 체계화돼 있고, 현재 산림테라피 기지가 약 62개소로 각 지역의 특징적인 자연, 문화, 인적자원을 산림치유와 연계해 '헬스투어리즘'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부터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하는 산림휴양활동인 산림치유가 임업의 3차 산업 중 하나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07년 산림치유포럼이 창립되는 등 숲의 자연 치유 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관점에서의 연구가 태동했다. 2010년에는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을 개정, 치유의 숲을 정의했다. 2016년 소모적 급여 제공을 하는 기존 사회복지 제도와 차별되는 지속 가능한 생태·환경복지로서의 '산림복지' 업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공공기관인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신설됐다. 국립횡성숲체원은 200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산림교육센터로,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산림교육기관이다. 숲체원에서 진행하는 산림치유프로그램의 참여자는 다양하다. 올해부터는 더욱 효과적인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참여자의 신체적 능력과 치유목적에 알맞은 산림치유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올 3월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74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4.37%를 차지해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노인 진료비도 2017년 말 기준으로 전체 진료비의 39.9%를 차지하면서 노인 질환의 사전적 예방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산림치유는 직접적인 치료행위는 아니지만 취미나 운동처럼 꾸준히 하면 정신적·육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리나라 국토의 64%는 산이다. 가까운 치유의 숲을 찾아 편한 복장으로 산림치유를 받으면 건강한 내 삶을 위해 무엇보다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보약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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