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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동강시스타와 솔로몬의 지혜

김광희 영월주재 부국장

폐광지역 대체산업으로 설립된 영월 동강시스타의 회생이 다시 안갯속이다. 회생계획안의 핵심인 영월군의 동강시스타 콘도 공유제 회원권 구매를 통한 65억원 자금지원이 배임 논란이 일면서 사실상 백지화됐기 때문이다. 영월군은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콘도 회원권 매입이 배임죄에 해당하고 강행 시 담당 공무원이 책임질 수 밖에 없다는 결과를 보고 받았다”며 지난달 회사 측에 지원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동강시스타는 한국광해관리공단, 강원랜드, 영월군, 도, 시멘트 3사 등이 1,089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2011년 3월 대중골프장 개장을 시작으로 콘도, 스파 등이 영업에 들어갔지만 바로 자금난에 빠졌다. 총 사업비 1,538억원 중 부족했던 공사비 449억원을 금융권에서 충당한 것이 만성적인 경영 악화로 이어졌다. 대주주의 잇단 낙하산 사장 임명도 부실 경영을 키웠다. 결국 지난해 1월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올 3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 계획안 인가를 받았다.

동강시스타는 채무 365억원 가운데 147억원을 올해 안에 갚아야 한다. 회사 측은 비업무용 자산 매각 50억원, 스파시설 매각 43억원, 영월군의 콘도 매입 65억원 등으로 이 채무를 갚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영월군이 콘도 회원권 구매에서 발을 빼면서 회사는 다시 파산위기에 처했다.

노조는 “대주주인 한국광해관리공단과 강원랜드로부터 자금 차입안이 무산된 데 이어 영월군의 지원마저 백지화되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주주단은 현재 경영 정상화를 위한 별도의 지원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동강시스타가 기업회생 계획안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할 경우 민간 매각이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동강시스타 회생을 위해 강원랜드에서 경영권을 인수하는 안, 영월군이 인수해 지방 공기업화하는 안 등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실행 가능성이 거의 없다. 노조는 지난 4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6·13 지방선거 이후 신임 군수가 취임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파업 강행을 유보해 달라는 요청을 수용, 일단 파국은 면했다.

자유한국당 소속의 최명서 영월군수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대목이다. 최 당선인은 “취임 즉시 동강시스타 회생 방안 마련에 총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주단이 지원을 거부한 상황에서 정상화를 위한 여정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영월군이 배임 문제를 피해가며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최 당선인은 선거유세 기간 내내 “동강시스타는 지배구조와 관계없이 영월군민이 실소유주인 대체산업이며 영월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 민각 매각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4만 영월군민은 최 당선인이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 동강시스타에 대한 회생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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