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 총선
  • 총선
  • 총선
  • 총선
칼럼

[대청봉]남북러 협력 강원 도약 기회

박영창 동해주재 부국장

문재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2일 한러정상회담을 통해 한국-러시아-유럽을 잇는 철도 사업에 대한 공동연구를 추진키로 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진전을 위한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한다”면서 “전력·가스·철도 분야의 공동연구를 위해 유관 당국 및 기관을 통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때 '아홉 개의 다리(나인 브리지)'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철도와 가스,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9개 분야에서 한국과 러시아 간 경제협력을 증진하자는 내용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계 부처와 민간기업, 유관기관 간 협력 수준을 높이기로 합의하고 구체적 계획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남북러 3각 경제협력 구상'이 구체화되면서 강원도의 역할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러정상회담에서 밝힌대로 남북러 3국이 당장 협력을 시작할 수 있는 건 철도와 함께 가스, 전기 세 분야다. 철도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강원도가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마땅하다. 강릉~제진 구간 공사가 완료되고 표준적인 상황을 감안해 본다면 이르면 4년 안에, 늦어도 6, 7년 안에 강릉에서 연결되는 동해선 남북 철도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철도공사 측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TKR), 연결이 3~5년 안에 가능하고 최대 40억 달러(약 4조4,500억원)가 소요될 것이라며 인프라 건설 비용으로는 그렇게 큰 돈이 아니고 효과는 아주 좋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과의 철도망 연결은 물류 운송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현재 독일에서 부산항까지 물건을 수입해 오려면 두 달 정도가 소요됐지만 철도와 해상의 복합 운송 시대가 열리면 35일이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미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출발지를 선점하려는 지자체들이 앞다퉈 프로젝트 가동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강원도가 마냥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러시아의 하산과 북한의 나진항,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연결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복구에 대비해 나진~동해항간 정기 해상항로의 남북해운합의서 반영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한러 정상회담의 결과로 당장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북중러 접경지역에 인접한 핵심 항만물류 루트로서 북한 나진항의 지리적 이점과 잠재력을 다시 점검하고,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와 본격 협력 방안을 준비해야 할 때다. 나진항을 통한 러시아의 석탄과 흥남항을 통해 검덕광산의 비철금속, 룡양광산의 마그네사이트를 동해항으로 들여와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옥계지구와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러 경제협력은 이제 막 첫 걸음마를 시작했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생각한다면 강원도에 더없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닫혔던 항만과 잊혔던 땅에 새 바닷길과 새 경제활동의 장이 크게 열리면서 도가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