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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여름휴가는 강릉선 KTX로

조순형 한국철도시설공단 강원본부장

청정 동해로 자가용 없이 교통체증을 겪지 않고 여름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강릉선 KTX 시대가 열렸다. 험준한 태백산맥을 어렵게 돌고 돌아 오랜 시간 다녀야 했던 원주~강릉이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의 숨은 주역인 복선철도 개통으로 확 달라졌다.

올림픽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는 물론 전 세계에서 올림픽을 관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전 세계인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강릉까지 철도로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동했다. 원주~강릉 철도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대회에서 세계인의 '발' 역할을 완벽하게 마치고, 이제 수도권과 강원권을 잇는 관광 활성화와 경제 발전의 동맥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금까지 고속철도 노선과 비교하면 원주~강릉 철도에 대한 국민의 사랑은 각별하다.

청량리역에서 강릉역까지 고속버스로 2시간20분이 걸렸지만 KTX로 86분이면 이동이 가능해 동해안이 수도권에서 반나절 생활권으로 탈바꿈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22일 원주~강릉 철도 개통 이후 강릉을 찾는 관광객은 전년 대비 200만명 이상 늘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2011년부터 본격화된 원주~강릉 철도는 터널 34개소(75.9㎞), 교량 53개소(11.3㎞), 토공 33.5㎞, 정거장 6곳(만종, 횡성, 둔내, 평창, 진부, 강릉), 신호장 2곳이 건설됐다. 친환경 철도건설 추진을 위해 2012년 10월16일 백두대간보호지역의 훼손 최소화와 환경생태 보전을 위해 녹색연합 백두대간보전회와 함께 '백두대간 환경자문단'을 구성, 백두대간 완충구역에 환경모니터링을 시행하는 등 자연보호지구 내에서 건설공사에 새 지평을 열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초대형 프로젝트인 원주~강릉 철도를 착공 5년6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완공하기 위해 첨단기술과 신공법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긴 산악터널(21.7㎞)인 대관령터널은 산 정상으로부터 최대 깊이 780m에 지하에 터널을 뚫고 복선철도가 건설됐고, 강릉터널은 강릉 도심 구간과 문화재 구간(예국고성)을 통과함에 따라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쉴드(Shield)-TBM공법을 적용, 개통 일정을 맞췄다.

100%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전차선로시스템도 최초로 적용되는 각종 첨단 기술이 도입됐다. 원주~강릉 철도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시속 250㎞급 시스템인 KR 전차선로시스템이 적용돼 다양한 환경에 적합한 철도 건설이 가능해졌고 해외사업 경쟁력도 높였다. 세계 최초로 4G 방식의 철도무선통신망인 KR 철도무선통신시스템(KR LTE-R)이 적용됐으며 새마을, 무궁화, 화물열차 등 다양한 열차의 출발시간과 배차간격을 자동으로 계산해 열차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게 해주는 KR형 선로배분시스템, 고속철도 콘크리트 궤도의 레일체결장치인 KR형 레일체결장치 등도 최초로 원주~강릉 철도에 적용해 철도 기술의 선진화와 경쟁력이 향상됐다. 원주~강릉 철도는 우리나라 간설철도 최초로 개통된 시속 250㎞급 고속철도로 시속 100∼150㎞에 머물러 있는 주요 철도 노선을 시속 250㎞급으로 끌어올리는 신호탄이다. 남북정상이 발표한 '4·27 판문점 선언'이 구체화돼 남북철도가 하나로 연결되면 원주~강릉 철도는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로 잇는 교통, 물류의 주요 거점으로 강원도 경제, 문화 번영의 실크로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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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한국철도시설공단 강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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