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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청봉]문화정책 사라진 예향(藝鄕)

조상원 영동총지사 부장

주말 강릉은 강릉문화재야행, 대한민국 농악축제 등 유·무형문화재를 활용한 축제로 즐거웠다.거점문화재인 강릉대도호부관아를 중심으로 국보 제51호 임영관 삼문, 도유형문화재 제7호 칠사당, 등록문화재 임당동성당 등 유형문화재를 활용한 강릉문화재야행과 중요무형문화재 제11호 농악이 총출동한 대한민국 농악축제는 강릉이 가진 유·무형문화재의 가치를 느끼고 체험하는 축제로 충분했다.

2018동계올림픽을 맞아 설립된 강릉아트센터는 또 어떤가. 올림픽 이후 기획하는 공연마다 한 달 전부터 표가 매진되고 사임당홀 1,000여석의 객석은 늘 꽉 찬다. 폭발적인 반응이다. 강릉아트센터 공연을 하고 싶다는 기획사의 대관 의뢰가 쏟아지고 있다. 강릉도 이제야 '문화가 돈이 되는 시대'가 왔다는 평가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이유다. 올림픽 이후 강릉을 찾는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이 찾고 있는 것은 커피와 맛집, 그리고 몇몇 관광지가 전부다. 그런데 최근에는 강릉문화재야행,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단 공연, 정경화&조성진 듀오 리사이클 등의 공연을 보기 위해 강릉을 찾는다. 공연이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7일 명주예술마당에서 가톨릭관동대 중앙유라시아문화연구센터가 인문학 콘퍼런스 '강릉, 인문도시를 디자인하다'를 주최했다. 차장섭 강원대 교수는 “강릉은 전국 최고의 인문적 기반을 가진 곳이다. 우리나라 성리학의 양대산맥 가운데 한 분인 율곡 선생의 탄생지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도서관인 허균의 호서장서각이 있었고 조계종을 탄생시킨 불교 선종의 발원지가 강릉이다. 우리나라 역사의 기본 사상이 되는 불교와 유학의 역사적 뿌리를 갖고 있는 도시가 전국에 몇 곳이나 되는가? 안동은 퇴계 선생 한 분으로 국학진흥원을 유치해 매년 수천억원의 국비를 지원받는데 강릉은 이보다 더한 기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하나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답답할 뿐”이라고 한탄했다.

민선 7기 김한근 강릉시장이 취임한 지 세 달째를 맞고 있다. 새로운 지도자의 문화적 비전이 올림픽으로 커진 강릉시민들의 기대감과 맞물려 어떤 하모니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어떤 문화적 마인드로 강릉의 문화정책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가 관심사다. 하지만 아직 강릉시의 문화정책과 관련된 공식 발표는 없다. 들리는 소문만 어수선하다.

스마일강릉실천협의회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활동을 멈췄다. 강릉문화재단은 몇몇 직원이 사표를 낸 데 이어 감사까지 받았다. 이달 초 예정됐던 강릉독서대전은 11월로 연기됐다. 이 행사 주관 부서는 시 조직개편에 사라진다는 풍문도 나돈다. 총론 없이 각론만 무성하게 되면 의도와는 다른 결론에 다다른다. 지도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하기 딱 좋다는 것이다. 지금 강릉 문화판이 딱 그 모양새다. 사람들이 시장이 가진 뜻과 의도를 오해하지 않고 강릉이 가진 문화 잠재력을 최대한 부각시키며 문화를 통해 또 다른 비전을 만들어 낼 문화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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