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 총선
  • 총선
  • 총선
  • 총선
  • 총선
기고

[발언대]5만6천 이산가족 기다릴 날 많지 않다

정병식 전 도 동계올림픽지원단장

생존자 대부분 8·90대 노인들

정기적 상봉·생사확인 등 절실

“미안하다, 살아있어 정말 고맙다.”

올 8월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이산가족의 혈육 상봉이 있던 날 곳곳에서 얼싸안고 울음 속에서 절로 나왔던 이야기였으며 혈육의 만남이 이뤄져 울고 웃으며 이산의 한, 아픔을 잠깐 내려놓았다.

그러나 필자는 정확히 68년간 가슴속 깊이 묻어뒀던 이야기를 나누기엔 너무도 짧고 아쉬운 찰나 같은 시간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남과 북의 분단으로 인해 발생한 이산가족은 1985년 역사적인 첫 상봉이 이뤄진 뒤 2018년까지 스물한 차례의 상봉이 성사되는 과정에서 남과 북의 상황에 따라 만남과 이별이 반복돼 왔고 2015년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제20차 남북이산가족의 상봉이 있은 후 지난 4·27 판문점 선언에 이어 2년6개월 만에 21차 가족 상봉이 이뤄지게 됐다.

현재 이산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가족의 실정을 살펴보면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의 이산가족 등록 현황에서 보듯이 6월30일 기준 이산가족은 13만2,484명이며 이 가운데 생존자는 5만7,059명이다. 안타까운 것은 생존자 대부분이 80대나 90대이며 최대 100세 이상의 최고령 노인들로서 앞날을 보장할 수 없는 현실이다.

잊혀진 68년 내혈육을 못 잊어 한맺힌 세월을 살아가고 있는 이산의 아픔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고 이산의 만남은 로또가 아닌데 몇 년에 한번씩 추첨해 아픈 가슴을 때리니 이제 이산가족의 문제는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우리 역사의 아픈 산실이므로 더 이상 외로움으로 남지 않도록 한뜻으로 공감하고 함께 가슴 아파하는 동족애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이산가족의 상봉이 있었던 올 8월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당부한 바 있는 이산의 정기적인 상봉은 물론 전면적인 생사 확인, 화상 상봉, 상시 상봉, 서신 교환 등 상봉의 확대 방안이 실행되고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상시 만남의 장으로 운영해 눈 뜨고 못 보고 꿈에서도 못 만나는 상봉 신청 5만 6,000명의 한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