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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원포럼]제2경춘국도 효과 양양까지 간다

노승만 강원연구원 기획경영실장

줄다리기 시합에서 10대10으로 끌어당길 때가 1대1로 당길 때보다 한 사람이 내는 힘이 더 약하다는 사실을 심리학에서 '링겔만 효과' 또는 '사회 일탈 현상'이라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했다.

10년 전 서울~춘천고속도로 건설 당시 몇몇 전문가와 관계 부처에서는 새로운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기존의 경춘국도 교통량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돼 경춘국도변 대부분의 상가는 폐쇄될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 대응 방안의 일환으로 양방향 4차선인 도로의 1개 차로를 꿈의 자전거전용도로로 전환해 서울~춘천 간 자전거 하이웨이를 구축하자는 논의와 제안까지 있었다. 그러나 서울~춘천고속도로의 개통과 동시에 자전거 하이웨이의 구상은 꿈에 불과했다. 고속도로 개통과 별개로 기존 경춘국도의 교통량은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고속도로의 교통량도 경춘국도에서의 전환 교통량을 훨씬 넘는 수요가 창출된 것이다. 우리나라 SOC 정책에서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 이론을 현장에서 입증한 가장 확실하고도 분명한 사례였다.

10년이 지난 현재 제2경춘국도 건설에 대한 지역의 요구가 심상치 않다. 경춘국도와 서울~춘천고속도로가 주말마다 극심한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춘천에서 제안한 사업이지만 현재는 경기도 가평을 중심으로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와 제2경춘국도를 연결시키기 위한 지역 주민과 정치권의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도에서도 춘천만이 아닌 홍천, 인제, 속초, 양양지역까지 합세해 제2경춘국도 건설에 힘을 보태줘야 한다. 지난해 개통된 제2영동고속도로의 경우도 처음부터 건설 가능성을 예측한 전문가는 없었다. 정부는 발생(창출) 교통량의 부족과 경제적 타당성의 미흡을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국제적 행사를 치르기 위한 명분에 밀려 건설이 확정됐다.

그러나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과 동시에 예측 교통량을 육박하는 통행량을 보였고 지금도 기존 영동고속도로의 대체·보완 노선으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 제2영동고속도로의 경우도 원주권 주민들만 노력한 것이 아니라 평창, 강릉지역의 공동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중앙정부의 예산 심의를 거치는 예비타당성 검토를 받는 방안 또는 면제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예비타당성 검토와 같이 보편적인 과정을 거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역의 지속적이고 조직화된 건설 당위성 논리와 정책적 판단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비록 제2경춘국도가 서울~춘천 간을 연결하는 구간 사업이지만 그 효과는 인제, 속초, 양양까지 나타나기 때문에 춘천권만의 노력보다는 좀 더 광역적인 도민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제2영동고속도로의 영향도 원주보다는 횡성, 평창, 강릉에서 더 큰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뭉쳐야 산다. 나 하나쯤, 또는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개별적이고 산발적인 노력보다는 다 함께 공동의 목소리를 내고 링겔만 효과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으로 거듭날 때 우리가 원하는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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