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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원포럼]4차 산업혁명에 대학미래 달렸다

나승권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교수·공학박사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18년 대학 기본역량진단' 최종 결과에 따라 전국 323개 대학 중에서 35%에 달하는 116개 대학이 입학정원 감축 위기에 빠졌다. 이는 대학 수준을 평가해 기준 미달 대학을 점차적으로 줄여 나가겠다는 교육부의 의지다. 특히 기준에 많이 못 미친다고 판단되는 20개의 대학은 재정지원 및 학자금 대출을 제한받고 특수목적사업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대학 진학률은 80%대에서 60%대까지 떨어졌다. 이렇게 조건만 본다면 정부의 대학평가에 따른 이른바 '구조조정'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평가에 따라 양질의 대학만이 남게 될 것이고 경쟁력 있는 학과만 살아남아 그 대학의 정체성을 빛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급진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옳았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대학이 진리탐구 및 전인교육과 같은 순수한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조치에 대해 조금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2~3년제 전문대학의 경우 엄격한 기준으로 인해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교육기관은 그 지역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야 하고 졸업생과 재학생 그리고 앞으로 다닐 예비학생의 앞날을 생각해야 한다. 경쟁력을 갖춘 대학은 많은 업체와 상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문대학은 그렇지 못하다. 교육부의 조치가 모든 대학을 동등한 위치에서 평가하고 조치한 데 대한 아쉬움이 드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로봇기술 등을 가르치고 있는 대학의 전자통신과, 스마트자동차학과, 스마트전기과, 드론전자과 등은 국내에 부족한 전문 기술인력을 충원하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앞으로 교육기관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미래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AI선생님이 수업을 대신할 수도 있다. AI가 입력된 소스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질의응답을 하고 공정한 성적 분배까지도 가능할 것이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AI 면접'까지 등장했다. 또한 VR을 활용한 교육도 가능하다. 이미 실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간이 좁아 실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VR로 좁은 공간에서 실제와 같이 경험해 볼 수 있고, MRI 같은 값비싼 장비를 분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루기 힘들고 위험한 유독 가스 및 폭발성 물질들을 다루는 실습도 VR을 활용하면 기존의 데이터를 통해 가상실습이 가능하다. 시뮬레이션에 그쳤던 것들이 실제 경험하는 것처럼 체험이 가능해지면 교육의 효율은 그만큼 더 커지게 될 것이다.

대학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충실하게 하려면 가시적인 성과를 배제할 수 없다. 대학은 대학만의 정체성을 살리는 방향을 유지하되 새로운 학문과 새로운 교육방법을 고민해 보고 적용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인원 감축 및 재정지원 제한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만 취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방향으로 대학이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상생의 길을 걸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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