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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알파인경기장은 가리왕산 전체의 단 2%

유재철 정선알파인경기장 원상복원 반대투쟁위원장 · 정선군의장

정선군민들 희생으로

환경올림픽 성공 견인

지역·환경 상생안 필요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에 남녀 활강과 슈퍼대회전, 복합회전 코스를 갖추고 2016년 1월에 완공, 2017년 12월 개장했다. 2016년 2월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스키 월드컵 대회를 시작으로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스키장'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남녀 경기를 하나의 코스에서 치른 경기장에 대해 참가 선수들은 환경을 살린 최고의 코스라고 극찬했다. 스키여제 린지본이 6·25전쟁에 참전했던 할아버지의 유골 일부를 슬로프에 뿌리던 모습을 통해 2018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사적 장소가 올림픽 이후 복원과 존치라는 양갈래 길에서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정선군민과 체육계는 올림픽 유산으로 존치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고 있지만 환경부와 산림청은 당초 약속이었다는 이유로 전면 복원만 고수하고 있다.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환경 훼손을 줄이기 위해 당초 가리왕산의 3개 봉우리 중 하나인 중봉에서 그보다 낮은 하봉으로 옮겨져 조성됐다. 전체 면적은 184.4㏊로 일부에서는 “축구장 190여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라며 호들갑을 떨지만 9,147㏊에 달하는 가리왕산 전체로 보면 2%에 불과하다. 백두대간 자락에 위치한 정선군은 전체 면적의 80%가 산림이다. 특히 환경단체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천년의 숲'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정선군에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만 2,581.7㏊에 달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개발을 이유로 그린벨트를 해지하고 훼손하며 산림을 파헤쳐 왔지만 정선군민들은 산림을 소중히 여기며 보존하고 지켜 왔다. 이처럼 오랜 시간 불편과 희생을 감내해 온 정선군민들에게 가리왕산 전체의 2%에 불과한 '올림픽 유산'만큼은 남겨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과한 것인가.

도와 정선군은 산림청에 정선 알파인경기장에 올림픽 생태·평화의 숲을 조성하고 부분 복원의 전 과정을 살아있는 생태교육장으로 조성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경기장 정상부에 가리왕산과 북강원도의 주목을 각각 2,018그루를 심는 등 올림픽 유산을 지키면서도 생태를 복원하겠다는 현실적 대안도 제시했다.

우리는 이 같은 입장에 적극 찬성한다. 산림청과 환경부가 이 같은 합리적 대안을 묵살하고 약속을 내세워 무조건적 복원이라는 잣대만을 들이댈 경우 4만 정선군민과 함께 강력히 대처할 것이다.

올림픽은 끝났다. 이제는 이 역사적인 시설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를 남겨놓고 있다.

2%의 불편한 진실을 전체인 것처럼 왜곡하고 확대 재생산하며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고집을 피우기보다는 지역과 환경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탁상행정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 와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기를 간곡히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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