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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일반

[발언대]대보름행사 취소돼도 세시풍속은 이어져야

이세현 전 춘천시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장

구정 하루 전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 쌀쌀한 날씨는 옷깃을 여미게 한다. 정월대보름날은 한 해의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며 달에게 소원을 비는 날이기도 하다. 옛 문헌에 정월대보름을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상원은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삼원(三元)의 하나로 삼원이란 상원(1월15일), 중원(7월15일), 하원(10월15일)을 말한다.

정월의 절일로는 설과 대보름이 있다. 태고적 풍속은 대보름을 설처럼 여기기도 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한나라 때부터 대보름을 8대 축일의 하나로 중요하게 여겼던 명절이다. 대보름의 풍속은 농경을 기본으로 했던 고대사회로부터 풍농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유래됐다고 볼 수 있다. 올해도 각 지방, 지역마다 대보름행사가 이어질 터인데 연례행사처럼 찾아온 구제역 발생으로 차량, 인력 통제로 차질이 우려된다. 하지만 세시풍속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 막지 못할 것 같다.

각 지방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대보름날 자정을 전후로 마을 안녕을 비는 마을 제사를 올렸다. 전남 해남의 도둑잡이 굿, 충남 연기의 장승제, 우리 강원도 삼척 해신당 남근제 등이 있다. 이 모든 제(祭)의 의미는 풍년, 풍어, 지역의 안녕 무탈을 기원하는 의식으로 보인다. 음식으로는 오곡을 섞어 지은 오곡밥, 약밥, 복쌈, 솔떡 등 지방마다 특색 있는 음식을 해 먹기도 한다. 특히 전채식이라 해 고사리, 호박, 취나물 등 9가지 나물을 해 먹는다. 또 아침 일찍 일어나 부럼을 깨물었다. 부럼은 껍질이 단단한 땅콩, 밤, 호두, 잣, 은행 등을 깨물어 먹으면 일 년 내내 부스럼이 안 나고 이가 단단해진다고 했다.

그 밖에 세시놀이 행사로 널뛰기,쥐불놀이, 달집태우기, 석전놀이, 고싸움, 줄 싸움, 갈전 놀이, 놋다리밟기, 액막이 연날리기 등 놀이가 여러 지방에서 행해지곤 했다. 또 한 가지 더위팔기 매서(賣暑)가 있다. 보름날 해 뜨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한 해 더위를 판다는 의식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남보다 먼저 더위를 팔아 한 해의 더위를 모면해 보려는 속신으로 매서라고 불렀다.

정말 올 한 해는 나라와 국민 모두가 무탈하고 모든 것이 풍요로웠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제 더 이상 구제역, AI가 번지지 않아 양축농가의 근심을 덜어 줬으면 좋겠다. 특히 우리 청정 강원도에서 발병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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