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오피니언일반

[발언대]`차돌바우' 저력 보여줘야 강원도가 산다

김봉연 전 속초아파트연합회장

태조 이성계는 즉위 초에 정도전에게 8도 사람들의 인성을 평가해 보라고 하명해 평가한 결과 강원도 사람들은 '암하노불(巖下佛)'이라고 했다. 경북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지역의 전래 동요에 '여남은 살 먹은 감자바우'라는 노랫말은 '또래 동무'를 뜻하는 것으로 감자바우의 원래의 의미는 무게 있고 친근감이 느껴지는 사람을 뜻하는 애칭이었으나 근래 의미의 감자바우는 바보스러운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

DJ 정권 당시 청와대 모 인사가 여론 수렴차 방문해 동해안 민심이 어떠냐고 묻기에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으로 어민들의 생계가 곤란하고 설악산과 금강산을 윈윈 개발한다고 해 놓고 설악산을 고사시키고 있기 때문에 다음 선거 때 여당에 한 표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더니 그 인사가 깜짝 놀라면서 “감자바우도 그런 저력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것을 보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앙 관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강원도 사람들은 해줘도 그만, 안 해줘도 그만이고, 해줘도 고마워할 줄 모르고 안 해줘도 불평할 줄 모른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동서고속철도 사업에 대해 정부가 또다시 시비를 걸고 있다. 이 사업은 32년 전 노태우 대통령 후보 당시 공약으로 이후 대선때마다 단골 공약이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제3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되고 순수 국가재정사업으로 결정된 바 있다. 그런데 철도 노선이 설악산국립공원을 지하로 관통하기 때문에 환경에 전혀 영향이 없는데도 환경부가 국립공원을 완전히 우회하라는 어처구니없는 노선 변경을 제시하고 있어 도민들에게 큰 실망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서고속철도보다 공사비가 1.5배 더 소요되고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됐던 남부내륙철도 사업은 구속된 대통령 최측근의 1호 공약사업이라고 해서 절차적 정당성도 무시한 채 예타 면제 사업으로 발표하는 정부의 배짱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도민들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 플래카드나 내걸고 청와대도 아닌 세종시에 가서 데모를 하는 등 미온적 대처에서 벗어나 강원도의 강력하고 매운맛을 보여줘야 감자바우 아닌 차돌바우라는 닉네임이 붙여질 것이다. 그래야 강원도가 산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