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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금요칼럼]민주주의를 생각한다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장

민주공화제를 선포한 지 100년!

자주독립국가의 모습도 민주공화요, 자주독립으로 가는 길도 민주공화였다. 100년 전 우리의 독립운동 지도자들과 민초들의 생각이 그러했다.

1960년 4·19 혁명! 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한 피식민국가 중 독재세력을 민중의 힘으로 쫓아낸 일은 처음인 것 같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중산층의 본격적인 진출이다. 시민의 힘이 신군부세력을 압도했다.

2016~2017년 촛불시민혁명! 연인원 1,700만명의 시민이 민주주의를 평화적으로 성숙시켰다.

이렇듯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는 자랑스러운 전진이며 세계시민들에게는 커다란 격려요, 교훈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민주는 아주 커졌고 공화는 그저 그런 것 같다. 민주가 공화와 함께 가야 하고, 특히 민주가 잘돼야 공화가 기를 펼 것이다. 민주주의는 말 그대로 국민이 주인이다. 국민이 주인이 돼 모든 것을 판단하고 운영하는 정치이념이며 가치추구이고 제도요, 체제다.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선 학문과 언론이 제일 중요하다.

우리 도시가계비 지출구조를 보면 신문·도서 구입비는 화장품·기타 목욕용품 지출비의 육분의 일 정도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 해도 책과 신문을 너무 안 읽는다. 우리나라 언론의 상황은 어떤가? 광고자본의 힘이 너무 크고 선정주의, 상업주의, 대중영합주의의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의회는 어떤가? 국회, 지방의회의 실력과 실상은 더 말씀드리지 않아도 독자 여러분이 잘 아실 것이다. 대의민주제의 현실적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좋은 인재들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극히 제한돼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의욕을 가지고 의회에 들어간 사람들이 포부를 펼칠 수 있는 구조·문화·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면 운영하는 집행부서는 어떤가? 중앙정부·광역지방정부·자치정부 등의 수준과 내용을 보면 한마디로 겉만 국민의 통제 아래 있다고 하지 실제로는 관료지배구조다. 관료지배구조가 무조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관료지배구조의 수준, 관행 등이 위험 수준이다. 올해 예산 470조원을 실제로 기획·집행하는 기획재정부의 관료들. 정말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 막강한 힘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행사하면서도 겉모습은 보통 관료사회다.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나? 오늘의 우리 민주주의는 솔직히 평가하면 고소·고발민주주의, 요구형 민주주의가 압도적인 삼분지 일 민주주의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주인은 어때야 하나? 주인은 자기 마음대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리판단을 바르게 하고 행동거지가 올발라야 주인대접을 받는다. 즉, 민주주의는 좋은 제도와 좋은 시민이 끌고 가는 쌍두마차다.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놓여 있다. 민주적인 의견 수렴, 토론, 협의, 타협, 법 개정, 제정 등 모든 것이 진영논리와 패거리 이익으로 훼손되고 있다. 의원들이 자극적인 구호를 들고 국회 계단이나 청와대 앞 또는 법원으로 가고 있다. 우리 국민은 과연 민주주의의 주인인가? 이런 민주로 공화를 열매 맺게 할 수 있겠나?

대한민국임시정부와 4월 민주혁명의 달에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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