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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데스크칼럼 대청봉]속초시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정익기 속초주재 부국장

내년 초 북방항로 재개

명태·오징어·젓갈 직수입

수산물류단지 도시 조성

한·중·러 기회의 삼각지대

교역·농업 발전 적극 추진

속초항 남북 교류도 기대

#1. 오는 15일 러시아산 명태 90톤(1억6,000만여원 상당)이 40피트짜리 컨테이너 4개에 실려 속초시 대포동 해양산업단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중국 다롄항을 출항, 7일 부산항에 입항한 뒤 5∼6일간에 걸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밀검사와 세관의 통관절차를 거친 후 7번 국도를 따라 부산에서 속초까지 육상으로 운송된다.

이번에 속초로 오는 명태는 지난달 김철수 속초시장과 함께 중국 훈춘을 방문한 하명호 속초상공회의소 회장, 조성철 속초해양산업단지협의회장, 장기호 속초코다리협동조합이사장 등이 현지에서 계약을 성사시킨 데 따른 것이다.

속초를 중심으로 고성, 양양, 인제 등에는 40여개의 명태코다리 가공업체에 2,000여명이 종사하며 국내 명태수입량의 70% 이상을 소비하고 있지만 최근 러시아의 어획쿼터가 줄어든 데다 부산지역 대형 화주들의 사재기 등으로 최근 원재료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르면서 대책 마련을 호소하기도 했다. 속초시는 내년 상반기 중 북방항로가 재개되면 속초항을 통해 직접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항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업계에서는 훈춘을 통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명태 외에도 오징어와 가자미 등 다른 수산물과 명란 등 젓갈류 원료도 수입, 속초항을 중심으로 설악권수산물류단지 도시로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2. 평창읍 뇌운리 이장 출신인 임하규씨는 러시아 슬라비얀카~블라디보스토크 중간지점의 연해주에서 400만평(축구장 1,850개 크기)의 농지를 임차, 하루에 최대 100명의 현지 인력을 고용해 올해 40피트짜리 170개 분량의 양상추를 세계 각국으로 수출했다.

그는 기후변화 등으로 해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평창, 정선, 태백 등의 고랭지 농경지를 수년간 휴경하고 러시아로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농업을 통한 제2의 '개성농단'을 주장했다. 또 네덜란드는 연간 일조시간이 43일에 불과하지만 아프리카 등에 채종포를 확보하는 등의 글로벌 농업을 추진, 세계 화훼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GDP가 8만7,500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3. 속초항은 2005년에는 남북해운합의서에 의한 남북직교역항만으로 지정됐다. 주변의 설악산, 통일전망대 등 유명 관광지를 연결하는 국제관광항만으로 향후 더욱 확대될 북방교역에 대비한 거점항으로서 관광과 물류가 어우러진 항만으로 발전할 것이다. 북방항로가 재개되면 속초항~러시아 슬라비얀카~블라디보스토크 간 뱃길이 열리게 된다. 속초시는 내년에 GTI 국제무역박람회를 속초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4.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가 지금 주목하는 곳은 한반도, 중국, 러시아 3국의 접경지역이라고 한다. 즉, 중국의 훈춘, 북한의 나선,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가 맞닿아 있는 이른바 '기회의 삼각지대'다.

속초시는 2000년 훈춘에 속초시경제무역사무소를 개소하고 현재 직원 1명을 파견하고 있다. 이제 북방항로가 재개되면 블라디보스토크와의 교류도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남북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속초항을 통한 북한과의 교류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면적이 105㎢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작은 도시인 속초시는 그나마 총 면적의 64%인 67㎢가 국립공원 구역에 편입돼 있어 도시 가용 면적이 38㎢에 불과하다. 이같은 약점을 극복하고 앞으로 북방교역, 동서고속화철도, 동해북부선 철도 등을 통해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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