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기고

[발언대]“강릉 럭비 부활을 기대한다”

권헌시 강릉시 럭비협회장

강릉은 축구의 고장으로 유명하지만 1960년대에 강릉상고에 럭비부가 창단됐었다. 이후 10여년간 강릉럭비는 강원도는 물론 전국을 제패하는 기염을 토했고 명성을 가졌다.

당시 럭비 선수로 활약했던 럭비인을 꼽자면 국가보훈처장을 역임한 박승춘씨, 강릉시장 3선을 역임한 심기섭씨, 태백시교육장을 역임한 신준택씨, 강원도의원을 역임한 신창승씨, 강원문인협회 감사이자 시인인 강수근씨, 강원수산발전위원 겸 정동진 어촌계장인 정상록씨, 강릉중앙시장 번영회장을 역임한 최일용씨 등이 있었다. 그러나 강릉시민들이 워낙 축구에 대한 사랑이 높다 보니 비인기 종목인 럭비는 서서히 자리를 잃고 오늘에 이르렀다.

럭비는 강한 협동심, 단결력 그리고 인내력, 용맹성, 신사도를 겸비한 스포츠 중의 스포츠다.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시인 편운 조병화 선생은 럭비 국가대표로 일본 원정을 선 럭비인이었다. 현 대한럭비협회 전신인 대한럭비풋볼협회 창립멤버인 편운 선생은 '럭비는 나의 청춘'이라며 시인보다 럭비맨 조병화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럭비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칠순 고령에도 경기가 있을 때면 운동장을 찾았다.

4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럭비월드컵은 단일 스포츠 행사로는 FIFA 월드컵, 하계올림픽 다음으로 전 세계 205개국에서 42억명이 관람하는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인 럭비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비인기 종목으로 설움을 받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침체된 한국럭비, 강원럭비, 강릉럭비가 부활하기 위해서는 미디어를 통한 럭비에 대한 국민 인지도 향상 등이 필요하다. 또 체육 지도자들의 럭비에 대한 관심 유도, 유소년 럭비클럽 육성, 초·중·고·대학 등에 럭비 동아리팀 창단, 3군 산하 소속부대 럭비 체육활동 장려 등도 있어야 한다.

현재 강릉시에 럭비팀은 고교와 대학부의 동아리 팀이 도민체전에 지역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앞으로 체육 지도자의 역할과 럭비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한 생활체육의 다변화로 럭비를 사랑하는 풍조가 이뤄지길 희망한다. 그래서 우수한 럭비 인재가 양성돼 럭비월드컵 하계올림픽 대표 선수로 출전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