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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녹색도시 원주' 함께 지킵시다

원창묵 원주시장

해마다 봄이면 크고 작은 산불 때문에 정성스레 가꾼 숲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곤 한다. 풀과 나무에 물이 오르기 직전이 화재에 가장 취약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매년 '산불조심'을 강조했지만 올해는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신·변종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숲을 보호하는 데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1년 넘게 사회·경제를 비롯한 전 분야를 침체시키며 모두에게 혹독한 시련을 가져온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다름 아닌 환경 파괴로부터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가 산림훼손 등으로 인한 환경 변화가 전염병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로라 블룸필드 교수 연구팀은 '산림훼손은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야생동물과 인간 사이에 접촉을 증가시켜 인수공통전염병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으며,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역시 '산림파괴가 인수공통전염병의 주원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인류의 번영을 위해 저지른 생태계 파괴가 오히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산림이 국토의 63%를 차지해 국토면적 대비 산림 비율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다. 전쟁의 상처와 무분별한 벌채로 산림이 많이 훼손됐지만 수십년간 이어진 숲 가꾸기 노력 덕에 우리는 풍부한 산림자원을 보유한 산림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원주시도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산림을 활용해 녹색도시를 조성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누구나 걸어서 5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공원과 거주지에서 편리하게 산림복지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도시 숲을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모든 구간을 개통한 400㎞의 원주 굽이길에 이어 천혜의 자연을 품은 치악산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130㎞의 치악산 둘레길도 올해 개통식을 앞두고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올라 하늘정원과 잔도, 유리다리를 거치며 소금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는 '소금산 스카이밸리'와 숲 속 자연암벽을 스크린 삼아 펼쳐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디어파사드 '원주 나오라(Night Of Light)쇼'를 음악분수와 같이 감상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된 간현관광지도 올해 안에 대대적인 개장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소중히 가꾼 숲과 관광지가 입산자의 실화나 논·밭두렁 소각행위 등의 부주의로 잿더미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최근 10년간의 산불 중 59%가 봄철에 발생했다. 3~4월은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은 시기인 만큼, 산불조심기간인 2월1일부터 5월15일까지 평소보다 더 큰 관심을 갖고 모두가 산불예방활동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사람과 자연, 문화가 어우러져 언제까지라도 행복한 도시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어 나가려면 숲을 보전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일과 숲을 보호하는 일의 무게는 결코 다르지 않다. 산불 위험에 대비하고 산림자원을 보전하는 일은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전염병 발병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하며 우리를 살리는 숲, 우리가 지키고 가꾸고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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