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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발언대]고랭지 감자 수확기 … 부족한 일손 돕자

최종대 전 강릉과학산업진흥원장

감자는 강원도의 상징적인 농산물이다. 태백 준령이 지나가는 강원 내륙은 고랭지인지라 예로부터 개마고원과 함께 감자의 주산지였다. 식목일 이후에 씨감자를 파종해 삼복이 지나면 수확을 시작, 여름방학이 되면 학생들까지 일손 돕기에 나섰다. 하절기이므로 적기를 놓치면 썩기 쉬워 단기간에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 이런 특수한 사정 때문에 일손이 부족한 고랭지는 인근 유휴노동 인력을 활용하면서 외국의 노동자까지 취업시키고 있다.

올해는 남부지방의 경우 감자는 적절한 강우와 기온으로 생산량은 증가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소비가 여의치 않아 가격이 예년의 절반 수준이라 한다. 더구나 외국인 노동자가 유입되지 못해 감자 캐는 인력 수급이 어렵고 1인당 일일 인건비가 감자 100㎏ 값과 비슷하니 농민들은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강원도 감자 재배농가도 이와 유사한 상황에 직면해 있으리라 예상되고 고랭지는 사정이 더욱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와 농협은 감자 수확 농가의 인력 수요를 파악해 학생, 각종 사회단체인, 은퇴자들이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촌 일손 돕기에 참여하는 사람은 코로나로 인해 유의해야 할 사항을 준수하고 도움받는 농가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 감자 수확에 관련된 공무원, 농협, 사업체는 적기에 감자가 출하될 수 있도록 세심한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의 학생시절에도 모내기, 감자 캐기, 벼 타작과 같이 집중적으로 일손이 필요할 때 돕는 것을 당연하게 인식했다.

농촌 일손 돕기는 단순히 농민을 돕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봉사를 통한 보람이 사회의 결속과 화합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농촌의 실상을 모르는 학생, 도시인들에게 농업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우리가 먹는 농산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재배되고 수확되는지를 체험함으로써 고마움을 느끼게 되고 학교의 자유학기제 학습 취지에도 부합할 수 있다.

시대가 변해 최근 젊은이들은 농촌 일손 돕기와 같은 봉사활동을 어렵고 번거롭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권리를 존중해야 하고 노조의 입장과 견해가 상이하면 의사 결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마음 내키지 않는 일손 돕기 참여자들의 어설픈 행위는 오히려 농민에게 부담만 줄 수 있다. 그러나 타인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자신이 그것을 도왔다는 보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요, 자산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원도 고랭지 감자 캐기에 인근 학생, 단체인, 은퇴자, 군인들이 참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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