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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The 초점]환경오염 주범 ‘쓰레기' 재활용하면 돈 된다

연제철 춘천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AI 쓰레기통 ‘네프론'

분리수거 포인트 지급

사회에 이바지해 뿌듯

코로나19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멀리서 바라보면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사는 듯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살피면 고통과 쓰라림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많은 시민이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모습에 가슴이 아린다. 필자는 이러한 삶 속에서 ‘나'부터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에 나서 보려고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 보여도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꿈꾸면 세상은 달라질 것이다. 사회에 이바지하는 ‘나의 가치'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요즘 일회용품으로 가득한 사회에 살고 있다. 쓰레기는 점차 늘어 가고 매일 환경오염에 노출된다. 더 심각한 것은 재활용 가치가 있는 물품을 분리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버리는 일이다. 이들은 돈도 잃고 환경도 점점 오염시킨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보다 100~1,000배 강한 바이러스가 발생할 날도 머지않았다. 환경오염은 생명체의 멸망과 직결돼 있다.

필자는 매일 아침 걷기 운동을 하면서 재활용 알루미늄 깡통과 투명 페트병을 수거하고 (주)수퍼빈의 ‘네프론'에게 분리수거를 맡긴다. ‘쓰레기 선순환 경제'에 앞장서고 있는 ‘네프론'은 재활용이 가능한 캔과 페트병을 완벽히 구분해 수거하는 똑똑한 인공지능 쓰레기통이다. 이용자가 캔과 페트병을 투입구에 넣으면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소재를 분류·압착한다. 알루미늄 캔은 개당 15원, 페트병은 개당 10원이 적립되는데, 누적 액수가 2,000원을 넘길 경우 개인계좌를 이용해 환전도 가능하다. 아주 작은 돈이지만 부자가 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쓰레기의 재발견! 캔과 페트병을 넣으면 포인트 지급!'이라는 문구도 마음에 쏙 든다. 쓸데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돈이 되니 재미가 쏠쏠해서다. (주)수퍼빈은 전국 40여개 지자체에 170여대의 네프론을 설치했다. 1인당 일일 최대 100개의 쓰레기를 투입할 수 있어 ‘쓰레기 선순환 경제'를 선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폐플라스틱을 자원화하면서 소각·폐기로 인한 대기오염과 미세플라스틱 문제, 자원 고갈 문제도 해결 중이다.

우리 사회는 반드시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 재활용되는 폐기물로는 알루미늄과 강철깡통, 유리용기, 종이 등이 있다. 재활용 공장에서는 이들을 다시 새 깡통이나 여러 가지 금속 제품으로 만들어낸다. 재활용 종이는 재생산된 종이뿐만 아니라 절연체와 석고보드, 지붕 재료 등의 건축 자재를 만드는 데 이용된다. 유리는 갈아서 새 유리 용기나 도로 포장용 물질을 만드는 데 쓰이고, 재활용 자동차 기름은 산업용 연료로 사용한다. 그러나 다른 쓰레기와 한데 섞여 버려지면 그 가치는 매우 떨어진다. 분리수거가 중요한 이유다.

일례로 우유팩이 일반 종이류와 함께 배출되는 경우 처리 비용만 증가할 뿐이다. 우유팩은 종이류 재활용 공장으로 전달돼도 비닐수지로 인해 슬러지가 되기 때문이다. 각 지역의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종이팩과 아이스팩을 가져가면 두루마리 휴지와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 준다. 30년생 소나무 690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양과 같다.

올바른 재활용품 분리배출은 현재를 비롯해 미래 세대에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꼭 지켜야 하는 약속이다.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조심스레 부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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