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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원포럼]멈춤의 시간,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매며

이정훈 삼척시의장 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장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누군가는 세상은 멈춰 있다고 말한다. 자영업자들은 문을 닫기 일보 직전이고, 많은 사람이 걱정과 고통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필자도 올 7월16일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자로 분류되어 검사를 받았다.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자가격리돼 모든 것이 멈췄고 집에 덩그러니 놓였다.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는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왔지만 코로나19는 일상 곳곳에 훨씬 가까이 침투해 있었다.

6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 남들 다 가는 여름휴가 한 번 변변히 다녀오지 못했다. 시민의 행복과 삼척시의 발전을 위해 치열하게 의정활동에 임해 온 시간들이었다.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듯이 비록 자발적인 휴가는 아니지만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을 되돌아 보고 삼척의 미래를 구상하는 멈춤이 아닌 1보 전진을 위한 배움의 기회로 삼았다.

기대와 성원 속에 출범한 제8대 삼척시의회는 ‘감동 주는 의회, 신뢰받는 의정'을 구현하고자 그 어느 때보다도 역동적으로 의정활동을 펼쳐 왔다. 역대 의회 중 가장 활발한 입법활동과 정책연구 활동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고자 노력했고, 더 많은 시민과 의정활동을 공유하고자 다양한 소통창구를 통해 열린 의회로 발돋움하고자 혼신을 다해 왔다.

올해는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다. 30년 전 지방의회의 부활이 민주화 열망의 결실이었다면, 지방의회의 30년 역사는 주민자치와 지방분권 실현에 한 걸음 나아가는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법의 전부개정으로 지방의회의 역량과 독립성이 강화되고 자치분권이 확대됨으로써 실질적인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지방자치의 패러다임이 단체장에서 주민과 지방의회로 변화하는 자치분권 2.0 시대를 맞아 삼척시의 새로운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 지속적인 인구 유출과 저출산·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지방소멸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삼척시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쾌적한 기후 등 청정자원을 기반으로 사계절 관광·레저·스포츠산업 육성과 삼척만이 가능한 해양복합카지노 건설 등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동해안 남과 북을 잇는 고속화 철도와 한반도 동서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개통에 발맞춰 항만배후단지에 첨단부품, 소재산업을 육성함으로써 고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달라졌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근본적인 변화, 딥 체인지로 이전과 다른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필자는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아 일상으로 복귀했다. 생계에 위협을 받고 뼈를 깎는 아픔 속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방역의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 여러분의 소중한 땀방울을 잊지 않을 것이다. 무심히 켜 둔 TV에서 노래가 흘러나온다. “어느 날 세상이 멈췄어. 아무런 예고도 하나 없이.” BTS의 노래대로 어쩌면 세상은 멈춤일지 모르지만, 지난 2주간 나는 여전히 진행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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