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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확대경]동해안 수소경제시대 선도

최재석 동해시의원

“마치 외국에 온 것 같다.” “산불 피해지가 명품관광지로 재탄생했다.”

동해시가 심혈을 기울인 관광지 개발사업이 호평을 받고 있다. 베틀바위 등산로를 시작으로 무릉별유천지와 망상오토캠핑리조트,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해랑전망대가 짧은 기간에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동해시는 다음 목표로 미래의 먹거리인 수소 관련 산업 육성을 꼽고 있다. 국제개항장인 동해항과 조성공사를 끝낸 북평 제2산업단지는 새 산업을 육성할 든든한 기반이다.

동해시가 석회석 폐광지를 관광지로 바꾸고, 산불로 폐허가 된 캠핑리조트를 명품관광지로 일으켜 세웠듯이 산업생태계도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동해시의 주력산업이 시멘트와 화력발전, 합금철과 같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전통적인 산업임을 감안할 때 수소운송클러스터로의 전환은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국제개항장인 동해항과 조성공사가 끝난 북평 제2산업단지야 말로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에 영동권 수소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핵심은 2050년에는 수소가 최대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청정수소 공급과 수소항만 조성, 신기술 실증사업, 충전소 확대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지난해 8월에 동해, 삼척, 강릉, 평창이 액화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고, 현재 액화수소운송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액화수소저장클러스터가 조성되면 북평 제2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동해·삼척지역에 3,000억원 가까운 사업비가 투자되고 63개 기업에 1,140명의 신규 고용효과가 기대된다.

삼척시는 2019년 전국 최초로 수소R&D 특화도시를 표방하며 수소충전소를 유치했고,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수소부품 전문농공단지를 조성, 수소 전문 대기업과 협력사가 참여하는 수소산업 밸류체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북평공단 입주업체 대표들과 부생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만드는 전북 익산의 두산퓨어셀 공장을 방문했다. 종업원 150명인 이 업체는 연료전지에서 출발해 앞으로 수소버스와 수소선박, 수소충전소 등 수소산업에 필요한 장비 개발에도 도전할 계획이라며 미래산업의 핵심은 기술력에 있고 기술력을 갖춘 1차, 2차 협력업체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자치단체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치열해지고 있는 자치단체 간, 기업 간 경쟁에서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강원도의 수소산업 육성정책을 토대로 동해항과 북평산업단지의 강점을 활용한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제대로 된 전략을 수립하는 것과 함께 조례제정을 비롯한 지원 근거도 정비해야 한다. 더불어 기업과 상공단체, 미니클러스터 업체들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협의체도 만들어 의견을 조율하고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시대에 자치단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다. 하물며 에너지대전환이라는 세기적 명제 앞에 지향점의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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