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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일반

[피플&피플]신약개발 세계 중심지서 1조원대 기업 세운 강원인

원주 출신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

美 벤처 설립 한국바이오 위상 제고

어릴적 물많이 먹고 새벽에 깨 공부

코스닥 상장 준비 글로벌 기업 도약

산골소년이 미국에서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있는 신약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대표가 돼 한국 바이오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주인공은 원주시 호저면 산현리 출신인 고종성(62) 박사. 그는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바이오벤처 제노스코의 대표다.

고 대표의 제노스코는 유한양행이 지난해 존슨&존슨 제약사 얀센에 총 1조4,200억원에 기술을 이전한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을 공동개발한 회사다. 국내 신약 개발 1세대였던 고종성 대표가 2008년 미국으로 건너가 설립했으며 현재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평가를 받는다.

원주의 산현리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고 대표는 산현초교, 원주중, 원주고, 서울대 화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생물유기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LG화학에 입사해 대표적 국산 신약으로 꼽히는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개발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 신약 개발의 중심지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에 미국으로 넘어와 바이오벤처기업인 제노스코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종성 대표는 언제나 고향을 그리면서 살고 있는 자신을 '뼛속까지 한국인'이라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어린 시절만 해도 섬강에 다리가 없어 겨울이면 임시다리를 건너 다녔다”며 “동네에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걸어서 산과 들을 넘어 학교에 다니던 때가 종종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어릴 적을 떠올리며 “집에 자명종 시계조차 없었다”며 “자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고 새벽에 화장실에 가기 위해 깨어나는 방법까지 동원하면서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생체 자명시계'를 이용한 셈”이라고 웃었다.

제노스코는 내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고종성 대표는 “코스닥에 상장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면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지만 언제나 고향을 잊지 않고 있다”며 그리움을 전했다.

원주=김설영기자 snow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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