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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일반

“피겨영웅 故 데니스 텐은 강원의병장의 자랑스러운 후손”

◇고려인 피겨 스타 고(故) 데니스 텐의 가족 등은 13일 원주 민긍호 의병장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그를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세상 떠난 텐의 유가족들

원주 민긍호 의병장 묘역서 참배

“'고조할아버지는 진정한 영웅'이라며 자신도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겠다고 말하던 데니스 텐은 항상 노력하는 영웅이었습니다.”

지난해 7월 카자흐스탄에서 강도 피습으로 25세의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려인 피겨 영웅 데니스 텐(1993~2018년·Denis Ten)을 추억하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슬픔과 그리움, 자랑스러움이 묻어났다.

데니스의 부모와 형, 형수, 조카 등 가족과 데니스 텐 재단, 알마티고려문화원 관계자들이 13일 원주를 찾았다. 이들은 원주시 봉산동에 위치한 민긍호 의병장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치악종각 인근 민긍호 의병장 동상을 둘러봤다. 이날 자리에는 '묘역을 관리해주는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는 어머니 악사나씨의 요청으로 민철호 원주 여흥민씨지회 종친회장과 김문덕 광복회 도지부 원주연합지회장 등도 함께했다.

평소 '할아버지의 나라이자 마음의 고향'이라며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던 데니스는 대한제국 말기 강원지역 최대 의병을 이끌던 민긍호 의병장의 외고손자다. 그의 성 '텐'은 한국의 정씨를 러시아어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동메달, 2015년 국제빙상연맹 4대륙 선수권 대회 금메달, 2017년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금메달 등을 획득했으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도 카자흐스탄 국가대표로 참가했다. 특히 뿌리를 잊지 않았던 데니스는 생전 민긍호 의병장의 후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여러차례 묘역에 발걸음을 했다.

2010년 고인과 함께 묘역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악사나씨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지만 후손으로서 존경을 표하기 위해 아들과의 추억이 서린 묘역을 가족 모두가 함께 찾았다”고 했다.

원주=김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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