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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고도일의 통증정복]'저리고 당기고' 허벅지 뒤쪽 통증 디스크와 헷갈리는 좌골점액낭염

척추 질환과 증상 비슷한 염증성 질환

무리한 운동 자제·소염제 치료로 호전

앉아 있을 때나 걸어 다닐 때 허벅지 뒤쪽이 심하게 저리고 당기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가장 먼저 의심하게 된다. 일부 환자는 당연히 척추의 문제라고 생각해 병원을 내원하지만 X-ray, MRI 검사상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누가 봐도 허리디스크인데 디스크에 문제가 없다면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신경 문제가 아닌 염증에 의해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 있다. 바로 '좌골점액낭염'이다.

좌골은 엉덩이 밑에 있는 뼈를 말한다. 점액낭이란 관절 사이에서 윤활 역할을 하는 기름주머니를 말하는데 척추를 제외한 모든 관절에 있다. 이 부위에 외상, 감염,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원인에 의해 염증이 생기는 것을 좌골점액낭염이라고 한다. X-ray나 MRI 등에서는 쉽게 발견되지 않고 적외선체열검사를 통해서 확인이 가능한데, 좌골점액낭염과 좌골신경통은 검사 결과상 정반대 결과를 보일 때가 많다. 우선 허리디스크에 의한 좌골신경통일 경우 엉덩이 부근의 체온이 떨어져 파랗게 나온다. 하지만 좌골점액낭염이라면 염증에 의해 엉덩이 부근이 붉은색을 띠게 된다.

오래 앉아 있으면 증상이 나타나는데 염증질환이다 보니 음주 후 다음 날 엉덩이 주위에 열이 나면서 통증이 심해지는 것도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다. 그럼에도 좌골점액낭염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일반 검사를 진행할 경우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척추질환이 대단히 많아 진단이 어렵다.

만약 좌골점액낭염이 의심될 경우 간단하게 해볼 수 있는 검사가 있는데, 두툼한 방석을 깔고 아프지 않은 부위로 쏠리게 앉으면 통증이 줄어든다는 특징이 있어 이와 같은 방법으로 기초판별이 가능하다. 그러나 허리디스크와 동시에 발병된다면 이와 같은 방법으로 판별이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보통 좌골점액낭염은 수술이 아닌 약물치료로도 충분히 호전된다. 염증 질환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고 휴식을 취하며 소염제를 투여하면 좋아지게 되는데 이때 염증부위 근육을 풀어주는 IMS 테라피, 테이핑 요법 등을 병행하면 통증 완화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 중에는 환부가 자극받지 않도록 바닥에 직접적으로 앉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염증이 나은 후에는 스트레칭, 수영, 걷기, 자전거타기 등의 운동으로 관절 근육을 단련해줘야 염증부위가 완전히 회복되면서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앞서 말했듯 점액낭은 모든 관절부위에 있기 때문에 엉덩이뿐 아니라 어깨, 무릎 등 모든 관절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어느 부위에서 발견되든 안정을 취하면서 약물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따금씩 좌골점액낭염이 발생했을 때 오히려 운동부족, 오십견 등으로 여겨 운동을 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단히 위험하다. 염증을 잡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움직이면 쉽게 악화되므로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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