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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생물이야기]포유류 중 사람만 입술이 붉다?<1159>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입술은 포유류만 발달됐고 소위 붉은 입술을 가진 동물은 사람뿐이다. 보통 아랫입술이 윗입술보다 크고 두꺼우며 코 아래와 윗입술 정중앙엔 세로로 우묵 들어간 인중(人中)이 있다. 자못 발그레한 입술(홍순·紅脣) 피부는 아주 얇아 얼굴 피부의 세포층이 16층인데 비해 겨우 3~6층밖에 되지 않고 멜라닌세포(Melanocyte)가 아주 적고 모세혈관이 많아 다른 부위에 비해 유달리 붉다. 그리고 윗입술의 가장자리가 활모양을 하기에 '큐피드의 활(Cupid's bow)'이라 한다.

빈혈이거나 혈중산소가 결핍하면 입술이 창백해지고 헤르피스바이러스(Herpes virus) 감염으로 입술에 물집(수포·Blister)이 생기는 수가 있으니 입술 헤르피스(Lip herpes)다. 또한 줄담배를 피우거나 햇볕을 많이 쐬면 주로 아랫입술에 입술 피부암(Carcinoma)이 생긴다.

그리고 입술언청이라 부르는 구순열(口脣裂·Cleft lip)은 선천적비정상 발생으로 윗입술이 갈라진 것이고, 입술과 입천장이 함께 뚫리면 구순구개열(口脣口蓋裂·Cleft lip and palate)이라 한다. 옛날엔 언청이인 '째보'가 많았으니 요샌 감쪽같이 성형수술한다. '언청이 아가리에 콩가루'라고 일을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드러나고 만다. 또 음식이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고 발음도 어눌하며 찬바람이 부는 날엔 이가 무척 시리니 순망치한이다.

순음(脣音)이란 아래위 양 입술을 작용시켜 발음하는 음인데, 넓게는 아랫입술과 윗니가 작용하는 순치음(脣齒音)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국어에서 순음은 양순음(兩脣音)인 'ㅂ, ㅃ, ㅍ, ㅁ'이 있다.

입에 발린 말이나 빈말을 'Lip service'라 한다지. 또 “입의 혀 같다”란 일을 시키는 사람의 뜻대로 움직여 주는 것인데. 요새 내가 아내 하자는 대로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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