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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생물이야기]피는 온몸에 산소 나르는 운반책<1166>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속담은 “Blood is thicker than water”와 같이 영어권에서도 다르지 않다. 그리고 '피(血)'는 혈관을 돌며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운반하는 붉은색의 액체다. 우리말의 피는 ①혈액, ②혈통·핏줄, ③혈기의 뜻을 나타낸다.

“피가 끓다”(기분이나 감정이 북받쳐 오름, 젊고 혈기가 왕성함), “피를 토하다”(격렬한 의분을 터뜨림), “피가 거꾸로 솟다”(매우 흥분한 상태), “피도 눈물도 없다”(인정사정이 없음), “피와 살이 되다”(지식이나 영양분 따위가 소화되어 자기 것이 됨), “남의 눈에 눈물 내면 제 눈에는 피눈물이 난다”(남에게 악한 짓을 하면 자기는 그보다 더한 벌을 받게 됨),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르다”(유치함), “핏대 세우다”(얼굴이 붉어지도록 화를 내거나 흥분함) 등의 피 속담이 있다.

암튼 피는 생명 그 자체다. 피를 흘려보내는 심장이 멈추는 날에는 속절없이 혼절해 생명이 멈추고 말지 않는가. 혈액은 혈관을 통해 온몸의 세포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해주고, 이산화탄소, 요소, 젖산 등 노폐물을 운반해 신장(콩팥)을 통해 배설될 수 있도록 하며, 내분비기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운반도 도맡는다. 피는 체중의 약 7~8%를 차지하므로 성인의 경우 보통 4~6ℓ가량의 혈액이 전신을 순환하고 있다 하겠다.

그리고 피는 혈장과 혈구로 구성되니 혈장(血漿·Blood plasma)은 전체 혈액의 55%를 차지하고, 90% 이상이 물로 이뤄져 있으며 아미노산, 지방산, 포도당, 무기염류, 비타민, 항체 등이 녹아 있고, 나머지 45%인 세포성분의 혈구(적혈구·백혈구·혈소판)로 이뤄진다.

또 혈구성분이 제거된 혈장은 알부민(Albumin) 단백질이 녹아 있어 물보다 5배 정도나 짙으며 노란색을 띠고 산도(pH)는 7.35~7.45로 유지되고 있으며 삼투압은 0.9%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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