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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생물 이야기]홍역 잡은 예방접종 만세<1186>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오늘날 홍역 백신은 1962년 처음 국내 의학계에 소개됐고, 1965년 접종이 시작됐다. 생후 12~15개월과 4~6세에 홍역 예방접종(Measles Vaccination)을 실시한다. 접종의 예방효과는 매우 커 드디어 예전과 같은 대유행은 드물게 됐다. 홍역 예방접종 덕에 세계적으로 1년에 최소 100만명의 생명을 구제할 수 있게 됐다.

홍역과 대등한 역병(疫病)으로는 역시 2종 법정전염병인 풍진(風疹·Rubella)이 있다. 풍진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며 귀 뒤, 목 뒤 림프절(림프마디)의 비대와 통증으로 시작돼 얼굴과 전신에 발진이 난다.

옛날에는 민간요법으로 홍역에 걸려 40도가 넘는 신열(身熱)이 날 때 생 가재를 짓찧어 즙을 내어 마시게 했다. 해열제가 없었던 시절 그렇게 해 해열(解熱)을 시켰으니 필자도 유사한 경험을 했다. 문제는 그 결과 폐디스토마(폐흡충·肺吸蟲)에 걸린다. 폐흡충의 중간숙주(中間宿主·Intermediate host)인 민물 게나 새우, 가재 등 갑각류를 날로 먹으면 백발백중 걸린다. 다슬기가 제1중간숙주이고 갑각류가 제2중간숙주인데, 민물 게장을 잘못 먹으면 걸리고 가재를 잡아먹는 산돼지고기를 날로 먹어도 걸린다.

홍역도 염병이요, 무서운 돌림병이다. 염병(染病)은 장티푸스(Typhoid fever)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지만 전염병을 일컫기도 한다. “염병할 놈”, “염병하네”란 말이 생겨난 것만 봐도 이 병이 얼마나 무서운 병이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도 마찬가지지만 예방접종 덕에 수많은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됐다. 면역학(免役學·Immunology)이 참으로 고맙다. 면역학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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