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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비핵화 협상 북의 끝없는 파기로 물거품
국제사회의 검증 가능한 핵 폐기 조치가 중요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간 북미 정상회담이 5월 중 열린다. 북미 정상회담은 2000년 11월 이후 17년여 만이다. 2000년 당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평양에 파견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합의했지만 미국 내 강력한 반대여론에 부닥쳐 막판에 취소한 바 있다.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던 두 정상이 별도 만남을 하기로 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평화무드'로 급변하게 됐다.

그러나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완화됐지만 이제 대화의 시작을 논의하는 것에 불과하다. 특히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주제로 한 대미대화 의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전과 달리 무리한 조건을 달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은 앞서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협상에서 경수로·중유 제공, 에너지 지원 등 주고받기 식으로 임해 왔다.

북미대화에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달지 않는 것은 대북 제재 국면에서 지원 요청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우선 대화에 임한 다음 차후 속내를 드러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후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만나길 갈망하며, 김 위원장이 추가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내용을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정상회담 장소가 어디로 결정될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동맹국인 미국과의 빈틈없는 공조를 모색해야 한다. 우선은 4월 말 남북 정상회담에서 좋은 성과가 있어야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도 흔들림이 없도록 외교력이 발휘돼야 한다. 이제부터 2개의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이 분주히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소 시기 등 정상회담의 외형도 중요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정상회담의 최종 목표인 북한 핵 폐기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 있다. 우리는 수십 년에 걸친 비핵화 협상이 북한의 끝없는 합의 파기로 물거품이 됐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경수로와 중유 제공의 대가로 핵시설 동결과 국제사찰 등에 합의한 1994년 제네바합의,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이 담긴 2005년 9·19 공동성명, 김정은 집권 직후인 2012년 핵·미사일 실험 유예 등 비핵화 사전조치와 대북식량 지원을 골자로 한 2·29 합의 등이 모두 같은 전철을 밟았다.

한반도 비핵화의 완전한 달성은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 조치에 있다. 그때까지 대북 제재와 압박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제 북 핵 폐기를 위한 첫걸음이 시작됐을 뿐이다. 우선 남북 정상회담의 발판이 마련돼야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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