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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맨스플레인(Mansplain)'

'맨스플레인(Mansplain)'. 뉴욕타임스가 2010년에 꼽은 '올해의 단어'다. '남자(Man)'와 '설명하다(Explain)'를 결합한 합성어다. 남자가 여자에게 잘난 척하며 아랫사람 대하듯 설명해주는 것을 뜻한다. 이 말을 유행시킨 사람은 환경·반핵·인권운동에 앞장선 현장운동가 리베카 솔닛(Rebecca Solnit)이다. 솔닛은 남성 중심의 구조적 폭력을 비판한 에세이에서 “남자들은 자꾸 여자들을 가르치려 들고 이는 남성들의 과잉 확신을 키운다”고 했다(김기홍, 남성 독점 시대의 종언).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공유하고 고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이 '남성 독점 시대 종언' 선언으로 이어졌다. 성추문 폭로에 앞장선 영화배우 애슐리 주드를 비롯해 할리우드 종사자 300여명이 성폭력 문제와 남성 중심의 문화를 끝내자는 의미의 단체 타임스 업(Time's up)을 결성했다. 이들은 “남성 중심의 일터에 진입해 승진하고, 단지 인정받기 위한 여성의 투쟁은 끝나야 한다”며 “남성 독점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6·13 지방선거에서 '여풍'이 불었다. 당선인 10명 중 2명이 여성이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여성 도의원은 지역구 4명과 비례대표 5명을 합쳐 모두 9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19.56%에 달한다. 총 169명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에서 37명(21.89%)이 여성이다. ▼1995년 자치단체장 선거가 시작돼 전재희씨가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경기 광명시장에 당선됐다. 2002년 2명, 2006년 3명, 2010년 6명에 이어 2014년에는 9명으로 조금씩 늘었다. 지방의회에서 탄탄하게 경력을 쌓은 여성들이 많아져야 여성 자치단체장도 나올 수 있다. 대처는 이런 말을 남겼다. “우는 건 수탉이지만 알을 낳는 것은 암탉”이라고.

권혁순논설실장·hsgwe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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