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사설

[사설]양양공항 초계기 김포 이전, 안전·안보 포기 아닌가

해양경찰청은 양양국제공항에 있는 초계기, '고정익 항공기(CN-235)' 철수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 이 항공기가 김포공항으로 이전한다고 알려져 동해안 일대 지역사회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초계기가 맡고 있는 임무가 워낙 막중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인 분위기다. 촉각을 다투는 어선 사고 시 구조활동이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 탓이다.

현재 양양공항을 비롯해 김포, 여수, 제주 등 4개 공항에 총 6대의 고정익 항공기가 배치돼 있다. 이들 항공기의 임무는 불법 조업 외국 어선 단속과 사고 수색·구조지원 업무 등이다. 안보에 기여하는 기능은 물론이다. 이러한 초계기를 해경이 내년 2월에 재배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해경은 항공기 3대 배치가 가능한 무안공항 격납고 운용 시점에 맞춰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핵심은 양양·여수·제주공항에 배치된 고정익 항공기를 무안과 김포에 각각 이전시킨다는 것이다.

해경의 방침을 접한 동해안 일대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어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어선 사고 발생 시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출동하는 탓이다. 이 점에 대해 해경은 구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항공기 통합 배치로 인력과 장비가 결집되는 데 따른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는 입장이다. 조종사·정비사 등의 근무여건이 개선되고 안정적인 인력 운용과 효율적인 항공기 운용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출동 거리가 멀어지는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 더구나 기후변화로 인해 안전사고가 나날이 빈번해지고 있다. 외국 어선들의 우리 해역 침범, 불법 조업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관계로 오히려 초계기 확충이 요구되는 형편이다.

해경은 고정익 항공기를 주기적으로 전진 배치한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사고대응 및 경비태세를 치밀하게 유지해 치안 공백이 발생하지 않게 할 계획이라는 점도 제시했다. 그러나 반발하는 어민들의 주장이 상대적으로 더 설득력이 크다는 것을 부인하면 안 된다. 김포에서 고정익 항공기가 올 경우 현재보다 30분 이상 늦어져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안이다. 동해안 지역에 초계기가 항시 대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