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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남북 철도·도로 연결, 한반도 신경제지도 출발점

8~17일 원산~두만강 800㎞ 공동 조사

도로 부문도 기간에 맞춰 병행될지 관심

동해권 경제발전 이끌 남북 협력 기대

남북 공동 동해선 철도 조사가 8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다. 조사 구간은 원산∼두만강 800㎞다. 동해선 남북 철도 연결은 교통망을 복구하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밝혔듯이 동해안과 서해안의 자원 및 교통벨트를 H자 형태로 구축함으로써 우리 경제에 신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출발점이다. 장차 시베리아횡단철도·중국횡단철도 등과 연결시켜 한반도의 경제 영토를 유라시아대륙으로 확장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남북의 공동 번영을 위해서는 꼭 추진돼야 할 인프라 개발 사업이다.

조사단은 금강산역에서 안변역까지 버스를 이용해 이동하면서 철도 구간을 살펴본다. 철로 두 곳이 태풍과 홍수 등으로 유실돼 철도 운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안변에서 금강산 감호역까지 100㎞ 구간에는 14개의 기차역이 있다. 이후 조사단은 대기 중인 열차를 타고 두만강역까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상보다 북측의 철도 상태가 노후화돼 있다면 철도 연결을 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 휴전선 이남의 남측 구간도 강릉~제진(104.6㎞) 구간에는 아예 철로가 없어 신설해야 한다. 벌써부터 정부의 보다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도로 부문도 남북 당국이 협의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동해선 철도·도로 병행 조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도로 조사 구간은 고성~원산 간 107㎞다. 다행히 통일부는 도로 공동 조사는 철도와 달리 구간이 짧다며 연내 착공식 일정에 맞출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지난달 열린 남북 2차 도로분과회의에서 금강산~원산을 잇는 국도 구간을 고속도로로 현대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북한이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와의 연결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신설해 연결하기 위해서는 기간도, 비용도 더 많이 필요하다.

동해선 철도·도로가 이어지면 남북 강원 간 바닷길·하늘길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속초항~원산항·장전항을 잇고 양양국제공항에서 원산 갈마비행장을 잇겠다는 희망이 현실이 될 수 있다.

길이 이어지지 않는 한 실질적인 남북 경협은 불가능하다. 철도·도로 연결은 남북의 인적·물적 교류를 하나로 잇는 필수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핵심 인프라다. 동해선·경원선이 복원되면 군사적 긴장 완화는 물론 금강산과 설악산 연계 관광을 촉진해 동해권 경제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된다. 부산과 광양항까지 철도로 이으면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이번 철도 공동 조사는 단순한 교통망 복구 사업이 아니다. 경제영토를 확장하고 동북아의 중심으로 우뚝서겠다는 남북의 포부가 담겨 있다.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난관과 과제 또한 적지 않지만 이 땅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 협력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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