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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줄포 세대'와 출산장려

청년을 '꽃봉오리'에 비유했다. 화려한 시기를 앞두고 있기에 자신감이 깃들어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요즘 한국의 청년들은 극심한 꽃샘추위를 겪고 있다. 인터넷에 '청년 세대'라는 키워드를 넣으면 연관 검색어에 'N포 세대', '헬조선' 등이 뜬다. '줄포 세대'도 나온다. 꿈과 인생의 목표를 줄줄이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라니 딱하기만 하다. '식포 세대(식사 포기)'라는 말이 나올까 겁난다. ▼더 심각한 것은 인구감소다. 연애·결혼·출산 포기로 이어지는 탓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기존 저출산정책을 재구조화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자 구성한 민관 전문가그룹이 만든 '저출산 미래 비전(안)'에 나오는 진단이 정직하다. 청년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이유는 이기적이어서가 아닌, 취업하기 어려운 데다 취업해도 '괜찮은 일자리'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구감소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선진국이 함께 겪는 난제다. 며칠 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돼 발표된 '2018 G20 정상선언문' 14번째 항목에 대책이 들어 있다. “우리는 'G20 영유아 초기 투자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키고 (…) 영유아 프로그램을 강화함에 있어 모든 이해당사자들과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국회 본회의를 열어 정부안에서 5조원을 삭감해 2019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데 따른 부가 조건에 육아수당이 달려 있다. 내년 9월부터는 아동수당 지급대상을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소 정당 대표들이 즉각 단식에 돌입했다. “예산안 처리 합의를 취소하고 선거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 낳기 좋은 나라'는 정치부터 바로 서는 것임을 거듭 일깨우는 경우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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