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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부자(富者)'

아시아 최고의 부자인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 딸 이샤 암바니의 결혼식 규모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비용만 무려 1억 달러(1,128억원)다. 식전 기념파티에는 미국의 전 국무장관인 힐러리 클린턴과 팝스타인 비욘세를 비롯해 에릭손, 노키아 등 글로벌 IT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초청됐다. 초청인사 수송에 100여 차례 전세기가 떴을 정도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이 결혼식을 두고 “수백만명이 극심한 가난 속에 살고 있는 인도에서 벌어지는 성대한 결혼식”이라며 비판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속의 초호화 결혼식을 초라하게 만들었다”고 비꼬았다. 인도 1인당 국민소득은 2016년 기준 1,862달러다. 인도 국민은 그 누구보다 빈부 격차에 대한 충격이 컸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은 '슈퍼리치'로 불리는 갑부 8명이 세계인구 재산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10명 중 1명이 하루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는 현실에서 극소수에게 너무 많은 부가 집중돼 있는 셈이다. 부의 불평등이 커지면 위험하다. 많은 사람을 빈곤으로 몰아가 사회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하위계층의 재산 축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20여년간 최하위 10% 소득은 1인당 65달러 느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최상위 1% 소득은 1인당 1만1,800달러씩 증가해 심각한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도 소득 하위 20% 가구와 상위 20% 가구 간의 소득 격차가 매년 커지고 있다. 부의 하향평준화가 아닌 부자가 늘어날 수 있는 부의 상향평준화 정책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박종홍논설위원·pj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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