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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언중언]노동수명

불로장생, 불로불사를 갈구한 대표적인 인물이 중국의 진시황이다. 전설로 전해오는 이야기는 삼신산(三神山)에 있는 불로초를 구하고자 동남동녀 수천명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이 삼신산을 찾아 한반도에까지 왔었다고 한다. 그랬음에도 진시황은 오히려 일반 사람들보다 더 일찍 죽었다. 사망 당시의 나이가 50세, 사인은 과로라고 알려져 있다.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생명체의 일생을 압축하는 말이다. 현대과학·의학에서는 '생(生)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끝내는 신체가동한계에 이르기 마련이다. 이른바 '신체가동연한'이다. 다윈의 진화론을 부정했던 레닌, 그를 신봉한 과학자들이 불멸화위원회를 만들고 인간의 세포를 죽지 않게 하는 실험을 했었다니 신체가동연한을 연장하고자 했음이다. ▼일을 할 수 있는 시기를 가동개시연령, 일을 할 수 없게 되니 가동종료연령이다. 그러나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으니 문제다. 따라서 개시연령과 종료연령이 명확하게 법규로 정해져 있지 않다. 따라서 법원 판례에 준해 적용한다. 돌연사를 비롯해 사고로 인한 사망·상해·장애에 대한 손해배상을 산정하는 기준이다. ▼우리 국민의 육체노동 가동연한이 늦춰졌다. 대법원이 “기존의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높여야 한다”고 판결했다. 1989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한 이후 30년 만에 5년이 더해졌다. 이번 판결이 연금 등의 노후 복지를 비롯한 산업현장에 여파를 미칠 수밖에 없어 경우에 따라서는 후폭풍도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당신들의 삶이 비록 천년 이상 계속된다고 해도 반드시 지극히 짧은 기간으로 단축될 것이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의 견해는 삶을 소중히 여겨 비록 한순간일지라도 허비하지 말라는 충고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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