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사설

[사설]ASF에 이은 불청객 AI, 방역 성패 초동대처에 달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춘천의 야생조류에서 조류독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저병원성으로 확인됐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다른 지역에서도 바이러스 검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 철새가 우리나라를 많이 찾는 시기다. 지금부터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AI 바이러스는 고온보다는 저온에서 활발해진다. 가을과 겨울에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이유다. 여기에 바이러스 유행 주기상 올해 신·변종 AI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있는 만큼 피해 예방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I는 주로 닭, 오리 등의 조류에 발병하는 전염성 호흡기 질환으로 고병원성인 경우 폐사율이 최대 60%에 이른다.

고병원성 AI의 발병 우려가 커진 만큼 초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철새가 옮기는 탓에 완벽한 AI 예방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선제 방역이 가장 효과적이란 것은 검증된 사실이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차단방역으로 고병원성 AI 발생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크게 줄인 경험이 있다. 올해도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AI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ASF나 AI에 의해 많은 피해를 본 도내 축산농가나 농민들은 초긴장 상태다. 사상 유례없는 재앙이 닥칠 수 있는 탓이다. 조류나 야생동물을 매개로 한 전염병은 기온이 낮아지는 가을과 겨울철에 감염 확산이 더 우려된다는 점에서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줄 것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2009년 신종 조류인플루엔자 발병 이후 국내에서는 2016년 피해가 가장 컸다. 전국적으로 3,000만 마리가 넘는 닭과 오리를 살처분했다. 연관 산업까지 피해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멧돼지 사체에서 여전히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상황에서 고병원성 AI까지 확산한다면 어찌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최근 겨울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AI 예방을 위한 야생조류 예찰 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AI에 대한 선제 방역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항원이 검출되고 있는 점은 찜찜하기 그지없다. 올해를 계기로 철새나 야생동물에 대한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대비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별도의 기구를 둬 야생동물의 개체 수를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관리할 방안을 마련하는 등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물론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