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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작은 학교 살리기, 결코 중단돼서는 안 된다

도교육청 강원교육복지재단 예산 편성 중단

“소규모 학교 지원 정책 중요성 커지고 있어

각종 사업 추진·근본 대책 확실하게 밝혀야”

도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2017년 강원교육복지재단을 설립했다. 하지만 출범 3년 만에 내년 출연금 20억원의 예산 편성 불가를 재단에 통보했다. 당장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 재단 운영비와 인건비를 비롯해 사업비의 90% 이상을 도교육청 출연금에 의존했던 재단이다. 도교육청의 출연금 지원 중단으로 내년부터 사실상 각종 작은 학교 관련 사업 시행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재단 운영 자체도 불투명한 상황에 처했다.

물론 자체적으로 작은 학교 살리기 관련 사업들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업들은 각 관련 부서별로 예산을 편성해 운영할 것이라는 게 도교육청의 해명이다. 하지만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설립을 강행했던 재단을 불과 3년 만에 빈손으로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뿐만 아니라 갈수록 중요성이 커져 가고 있는 도내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에 문제는 없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가 없는 지역사회는 붕괴된다. 작은 학교를 살리는 것이 시대적 과제가 된 이유다. 마을의 공교육 부재는 곧 지역 공동체 존립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다. 정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이 비난을 받고 반발을 샀던 것도 이 때문이다. 작은 학교가 많은 강원도의 경우 최대 현안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도교육청은 2016년 '강원교육희망재단 설립 및 운영·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재단을 만들었다. 2021년까지 304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농어촌학교의 적정 규모 학교로의 육성과 교육여건 개선 및 교육복지 증진, 농어촌학교 인재 발굴 육성, 지역과 연계한 특성화 교육과정 개발 등의 사업을 펼치겠다고 했다. 다문화가정과 새터민가정 자녀는 물론 학교 밖 청소년까지 아울러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겠다는 당찬 구상도 제시했지만 3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30년간 유지해 온 정부의 소규모 학교 정책이 '통폐합'에서 '지원 강화'로 전환되고 있는 때다. 최근 교육부는 학교 소멸이 지역 소멸로 이어지지 않도록 학교를 중심으로 한 지역교육 생태계 활성화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여러 번 밝혔다. 학교 규모가 작더라도 존속이 필요한 경우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한 교육 정책을 발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도교육청의 정책이 퇴보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작은 학교 살리기는 결코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될 최대 과제다. 도교육청에는 현재 작은 학교와 관련한 전담부서가 없고 인력도 부족해 당장 재단의 사업을 모두 가져올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출연금 지원 중단이나 이사진 집단 사퇴는 왜 이뤄졌는지, 각종 사업은 어떻게 되는지,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인지 확실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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