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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강원도 국회의원 의석수, `9석 배정' 당연하다

여당·제1야당 한목소리에 최종 결과 기대

지역 대표성 보장 가장 필요한 곳은 '강원'

합리적 선거구 획정 촉구 정치권 새겨들어야

더불어민주당이 강원도 국회의원 의석수를 현행 8석에서 9석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도 9석 배정을 당론으로 정했다. 여당과 제1야당이 9석 배정에 한목소리를 내게 된 만큼 최종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도는 그동안 정치권의 게리맨더링에 의한 공룡선거구로 인해 주민 대표성과 지역 특수성 훼손 등의 폐해를 다른 어떤 지역보다 심각하게 겪었다. 더 이상의 공룡선거구 출현을 막기 위해서라도 9석 배정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춘천의 분구가 도내 다른 선거구의 통폐합으로 이어진다면 또다시 강원도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는 일이다. 도민들은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의석수 9석뿐이다. 그래야만 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다.

민주당은 당 지도부 일각에서 강원도에 지리적·문화적 특수성을 고려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9석 배정 가능성을 열어 놓고 여러 의견을 수렴, 다양한 획정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한국당은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선거구 획정 협상에서 강원도 9석 배정을 주장하기로 결정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춘천이 분구되면 강원도에는 9석을 배정해야 한다. 그래야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야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14일 춘천·원주·강릉을 제외한 나머지 15개 시·군을 5개씩 3개로 묶는 '괴물선거구' 획정안이 알려지면서 도민들의 반발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도내에는 기형적인 거대 면적의 공룡선거구 2곳이 존재한다.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의 면적은 서울시 대비 약 10배에 해당된다. 군청 소재지만 돌아다니는 데 7시간이 소요된다. 거리만 320㎞인 데다 길도 험하기 때문이다.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 역시 약 8.4배에 이르고 있다. 군청 소재지만 도는 데도 6시간 이상 걸린다. 서울지역 국회의원 1인당 평균 관할면적으로 환산하면 두 선거구는 각각 459배와 412배에 달한다. 여야가 이해 줄다리기와 정쟁으로 막판 초읽기에 몰려 황급히 선거구를 획정하다 보니 면적과 지세, 교통 등의 다른 변수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다. 촉박하게 인구비례만 따져 선거구를 짜 맞춘 탓이다.

선거구 획정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9석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15 총선까지는 불과 3개월도 남지 않았다. 이번에는 위기에 빠진 강원도의 지역 대표성을 되살려야 한다. 그때 가서 정치놀음에 농락당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농어촌의 지역 대표성 보장이 가장 필요한 곳은 바로 강원도다. 도 시·군번영회연합회는 30일 정치권에 강원도 9석 배정과 합리적인 선거구 획정을 다시 한번 촉구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도민의 목소리를 새겨듣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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