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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5년 전의 교통량을 근거로 '예타 조사', 정상인가

KDI, 제천~영월고속도 예비타당성 조사

여객 교통량 2016년, 화물 2015년 기준 적용

道, 현실과 동떨어진 조사 문제점 집중 제기를

사회간접자본(SOC)을 시설하는 데 있어 과거 5년 전의 자료를 근거로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면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강원도 숙원사업인 제천~영월고속도로(본보 3월10일자 1면 보도)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면서 5년 전 교통량을 근거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강원도는 현재 기획재정부와 KDI가 교통량 분석의 기본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2017년 여객 교통량 데이터(2016년 기준)와 2016년 화물 데이터(2015년 기준)라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이 2015~2016년 데이터에는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양양 구간과 KTX 강릉선 개통으로 인한 강원도 내 교통량 증가 현황이 제외돼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 분석에 따르면 2017년 고속도로와 KTX 개통으로 여객의 경우 일일 5,400대, 화물은 일일 1만4,200대가량 증가했다.

그러니 제천~영월고속도로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는 1999년 비효율적인 대규모 사업에 대한 예산 감축이라는 당시의 요청과 더불어 주무관청에서 수행했던 타당성 조사 결과가 신뢰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도입됐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시작된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는 이제 재정 당국의 단순한 예산운용제도를 벗어나 주무부처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예비타당성 조사의 용어와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고, 심지어 그 결과와 의미를 상세하게 이해하는 등 국민의 생활 속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가 20여년이 지난 지금 5년 전의 자료를 근거로 시행되고 있다는 것은 그 성과와는 분명 다른 점이다. 최신 자료가 활용돼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몇 해 전 도내 주요 SOC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주말과 휴가철에 방문객이 몰리는 특수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동안 이런 현실 속에서 강원도 SOC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비용은 적게 들고, 비용에 비해 편익이 크면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강원도는 산악 지형이 많아 건설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즉, 경제성 평가가 강조된 현재의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는 강원도와 같이 험악한 지세로 터널·교량 건설이 많은 지역일 경우 건설비가 높아 타 지역에 비해 경제적 타당성이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강원도는 SOC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의 문제점과 강원도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경제적 타당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응 전략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강원도는 5년 전의 교통량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의 문제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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