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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기준금 0.25% 인하, 코로나 위기 극복의 마중물 돼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p) 낮췄다. 올 3월16일 '빅컷'(1.25%→0.75%)을 단행하며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또 인하한 것이다. 그만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더 크고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또한 경기 위축이 장기화할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미 제로금리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과 금리 차도 0.50%p인 만큼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부담도 없다는 인식이 반영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산에 직면한 우리 경제는 수출, 성장률 경제 지표 등에서 충격이 커지고 있다. 올 4월 수출액은 전년도 같은 달보다 24.3% 감소한 369억2,000만 달러에 그쳤다. 2016년 2월 이후 4년3개월 만에 가장 적다. 수출 부진에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203억 달러)도 지난해 5월 같은 기간보다 20.3% 줄었다. 이른바 'D(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의 공포도 작용했을 것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수출과 성장률에 큰 영향을 끼치는 미국과 중국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더 나쁜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점도 금리 인하의 배경이 됐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생각보다 더 뒷걸음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30조원 규모의 3차 추경 편성에 나서며 코로나 위기 극복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칠 정도다. 그동안 통화 당국인 한은도 이에 공조해야 한다는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현실적으로도 추경 재원 조달을 위한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을 앞두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금리 상승을 억제할 필요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격한 금리 인하로 일부 해외 자본의 유출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지금은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의 붕괴를 막고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한은의 금리 인하는 침체된 국내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당장 매출이 90% 가까이 떨어진 소상공인과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도산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 생계를 위협받는 취약계층을 살리는데 힘이 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철강, 항공, 유통산업 등도 도울 수 있다. 금리 인하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선 한은의 여수신 정책을 더 탄력적으로 운용해 시중은행들이 소상공인들에게 원활하게 대출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이번 금리 인하가 금융 붕괴를 막고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마중물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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