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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부러운 그린벨트 논란

그린벨트(Green Belt) 논란으로 정치권을 비롯한 전국이 한동안 들썩였다. 그린벨트는 도시 주변 녹지 공간을 보존해 개발을 제한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1950년대 영국에서 도입됐다. 우리나라에는 1971년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됐고 매 정권 규제 완화 및 해제 논란이 이어졌다. 결국 1998년 그린벨트의 근거가 된 '도시계획법 제21조'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지면서 보완과 해제가 진행됐다. 이듬해인 1999년부터 해제가 시작돼 이제는 수도권과 일부 도시권에만 집중돼 있다. 이 중 강원도와 제주도는 지정 면적이 없다. 물론 강원도는 그린벨트보다 더 강력한 13개 법률에 22개의 규제를 받아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그린벨트 논란 초기 정부와 여당의 기조를 살펴보면 바탕에는 집값 안정이 깔려 있다. 그린벨트 내 집을 지어 사람이 살게 하자는 것이다. 주택이 부족해 집값이 상승하고 국민이 고통을 겪는다는 점에서 그린벨트 해제는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녹지 공간을 보존해야 한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았지만 대통령이 나서기 전까지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대한민국 하늘 아래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차이가 느껴졌다. 강원도는 수십 년간 주민 삶 개선을 위해 각종 규제 완화를 외쳤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은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다. 정부는 수년째 답보 상태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와 관련,사람보다 산양 보호를 우선하고 있다.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스키장의 경우 야생동식물 보전이 동계올림픽 유산을 남기려는 강원도민들의 소망보다 앞서고 있다. 정치인들의 1회성 발언을 제외한다면 이 내용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은 전혀 없었다고 보는 게 맞다. ▼강원도는 한반도 자연의 보고(寶庫)다. 그 보고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고 보전에 앞장선 이들은 주민들이다. 살아보겠다는 강원도민들의 외침을 정부가 한 번이라도 귀담아들었다면 그린벨트 논란을 접한 강원도민들의 답답함은 덜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신형철부장·chiwoo100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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