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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정선 '알파인경기장' 존치 여부, 이제는 결말을 내야

정선 가리왕산에 조성돼 있는 알파인경기장의 곤돌라 존치여부 문제는 이제 결말을 내야 한다. 알파인경기장 철거반대 범군민 투쟁위원회가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와 폭설 속에서도 눈물겨운 투쟁을 이어 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최승준 정선군수가 현장을 다시 방문해 “주민 요구 관철을 위해 주민과 뜻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알파인경기장의 문제는 이 시설을 완전히 철거해야 한다는 환경부, 산림청의 판단이다. 이유는 산림생태 복원이다.

원주지방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법을 들어 강원도에 이행조치 명령을 내렸었다. 올림픽 종료 후 시설물을 철거, 가리왕산의 본래 모습을 되살리기로 협의하지 않았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2,000억원을 들여 기껏 만든 시설을 또 그만한 예산을 투입해 걷어내는 것은 합당치 않다는 입장이다. “이미 경기장 주변 산림생태가 활착 단계에 접어들어 복원을 구실로 또다시 파헤치는 게 오히려 훼손하는 짓”이라는 항변이다. 정부 당국은 지역의 정서를 올바로 파악해야 한다. 환경을 관리하고 보전하는 일은 지역 주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대대손손 지역에서 태를 묻고 살아온 이들이 환경이 파괴되는 일을 용납하겠는가. 주민들은 2019년 12월16일부터 2020년 2월2일까지 50여일 동안 가리왕산 하봉 정상에서 장기투쟁을 할 정도로 알파인경기장의 올림픽 유산화와 곤돌라 존치를 염원하고 있다.

즉, 전체 훼손면적의 0.3%에 불과한 곤돌라만이라도 올림픽 유산으로 남겨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알파인경기장 철거반대 범군민 투쟁위원회는 알파인경기장을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경기장으로 활용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당시 얼음장 같았던 남북관계에 훈풍을 불어넣었던 2018평창올림픽 유산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놓고 정부와 지역사회가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불행한 일이다.

복원과 존치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전가된다. 곤돌라를 존치하게 되면 슬로프 사면에 숲을 조성하고 일부 영구시설물을 설치해 매년 반복되는 재해 예방 지출을 막을 수 있다. 복원 결정 시에도 항구적인 재해 예방은 가능하지만 비용이 4,000억원 이상 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그동안 곤돌라 존치 여부를 두고 지리한 논란을 빚어 왔다. 지금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시설 존치로 올림픽 유산이 되도록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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