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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미역

'오뚜기 옛날미역'에 중국산 미역이 혼입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오뚜기는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하기로 하고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도 올렸다. 그러나 납품업체 관계자들이 검찰에 송치되고 오뚜기 책임론까지 불거지자 급기야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등 사건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생일날 먹어도 좋고 평소에 즐겨도 맛있는 미역국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8세기 초 당나라 서견의 '초학기'에는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미역을 뜯어 먹어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고려인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인다'라고 적혀 있다. 명나라 때 이시진이 집필한 '본초강목'에는 미역을 신라미역, 고려미역이라 하여 한국에서 건너간 것을 약제로 쓰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고려도경'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조와 곤포(다시마)를 많이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고려 문종 때는 임금이 미역 밭을 하사하고 일본 상인에게서 해조류를 받았던 기록도 있다. 이처럼 우리네 선조들은 고려시대 이전부터 미역을 식용으로 즐겼음을 알 수 있다. ▼미역은 체내 지방을 녹이는 푸코산신 성분과 요오드, 칼슘이 풍부하고, 피를 맑게 해 피부미용과 산후조리에 좋은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베타카로틴이 많이 들어 있어 암 발생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의 손상을 차단,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미역의 생식기관인 미역귀에서 추출한 물질은 암세포 억제 효과와 흔히 혈액암으로 불리는 성인 T세포 림프종(Adult Tcell lymphoma·ATL)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과가 있다고 하여 여러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역은 동해가 원산지다. 강릉 앞바다에서 올해 미역 양식이 처음으로 성공해 화제다. 남해안과 서해안에서만 양식됐던 미역이기에 미역 양식 성공 소식이 더 반갑다. 특히 깨끗한 물과 풍부한 플랑크톤 덕분인지 강릉 앞바다에서 양식된 미역은 달고 뒷맛이 향긋하다. 미역 양식 성공으로 황폐해진 동해 바다의 생태계가 되살아나길 간절히 바란다.

조상원부장·jsw0724@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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