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언중언

[언중언]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심상치 않다. 국내 누적확진자 수는 지난 25일 10만276명으로,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 430일 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 첫 환자 발생 이후 누적 확진자가 5만명이 되기까지는 336일이 걸렸지만, 5만명에서 10만명이 되기까진 100일도 걸리지 않았다. 확진자 증가속도가 3배 이상 빨라졌고 무증상 전파자가 급증해 3개월 사이 확진자가 2배 느는 등 3차 대유행의 파고를 실감케 하고 있다. ▼미국은 21개 주에서 신규 확진자가 증가했고, 유럽은 영국발 변이바이러스가 확산돼 감염자 수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은 초강력 봉쇄에 돌입하는 등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백신이 나오면 코로나가 종식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비웃듯 전 세계에서 3차 대확산이 일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전염성이 높은 변이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새로운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4일 서울에 벚꽃이 피었다. 1922년 서울의 개화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빠른 시기였고, 지난해보다 3일, 평년보다는 17일 일찍 개화했다. 우리 주변에는 하얀 목련이 꽃망울을 터트렸고, 튤립, 유채꽃, 매화 등 봄꽃들이 화려한 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봄꽃축제를 한다는 곳은 없다. 여의도 벚꽃축제는 추첨을 통해 3,500여명의 관람객을 뽑아 1주일간 윤중로를 개방하겠다고 해 찬반 논란을 야기했다. 진해군항제가 취소됐고, 제주 서귀포시는 드라이브 스루로 비대면 유채꽃축제를 열겠다고 밝혔다. 벚꽃과 유채꽃으로 널리 알려진 강릉 경포대와 삼척 맹방해변 또한 상춘객들의 방문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봄이 찾아온 4월. 잔인한 4월을 보내지 않기 위해선 나만의 특별한 봄맞이, 지혜로운 봄꽃놀이를 즐길 방역 다짐이 필요하다.

황만진부국장·hmj@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