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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부동산 투기

강원도가 도내 핵심 개발지역에 대한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전면 조사하기로 했다. 온 나라에 '부동산 투기'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부동산 투기는 생산활동과는 관계없이 오직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을 구입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방법에 있어 투자는 생산활동을 통한 이익을 추구하지만 투기는 생산활동과 관계없는 이익을 추구한다. 경제 행위에서 투기는 가격의 오르내림 차이에서 오는 이득을 챙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부동산을 구입할 때 그곳에 공장을 지어 상품을 생산할 목적을 지닌 경우는 투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의 인상만을 노려 일정 기간 후에 이익을 남기고 다시 팔려는 목적을 가진 경우에는 부동산 투기 행위가 된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 투기는 공정한 사회를 무너뜨리고 빈부격차를 키운다. 토지가격을 상승시켜 서민들의 주택 마련을 어렵게 하고, 불로소득을 부추겨 근로의욕을 상실하게 하는 등 국가운영에 악영향을 준다. 이낙연 민주당 선대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과 서민들은 저축으로 내 집을 가지려는 꿈을 거의 포기하고 있다. 내 집이든 전월세든, 이사를 가려면 빚을 더 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면서 “그러나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도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졌다. 그런 터에 몹쓸 일부 공직자는 주택 공급의 새로운 무대를 투기의 먹잇감으로 삼았다”고 반성했다.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조사는 엄정하게 실시해 위반자가 색출되면 반드시 일벌백계해야 한다. 하지만 말단인 9급 공무원까지 재산등록을 하도록 하겠다는 조치는 '보여주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일선 행정현장에서 성실하게 묵묵히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있는 대다수 공직자가 의기소침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가 소를 죽인다'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정익기부국장·igjung@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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