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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백신 부족에 14개 시·군 접종 차질, 수급 대책 없나

강원도 내 18개 시·군 중 14개 시·군이 일반인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도내에서 일반인에 대한 접종 일정에 돌입한 지자체는 춘천·원주·강릉·삼척시 등 4곳에 불과하다. 고성군은 아직 백신 보관에 필요한 냉동고조차 배송받지 못했다. 홍천·횡성·철원·화천·양구군 등 5곳은 29일 접종센터를 개소할 계획이지만 아직 합동점검과 모의훈련을 마치지 못해 일정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동해시, 태백시, 속초시, 영월군, 평창군, 정선군은 15일 일정을 시작하기로 했으나 개소를 위한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오히려 4차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어 도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3차 대유행 이후 방역 당국이 확진자 규모를 1일 200명대 아래로 낮추겠다고 했지만 줄곧 300명대를 기록하더니 급기야 최근 1주일(3월28일~4월3일)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는 504명으로 500명대에 올라섰다. 휴일인 5일(473명) 잠시 줄긴 했어도 4일엔 54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심할 여지 없는 증가세다. 여기에 최근 1주일 동안 국내에서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41명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처음 확인된 뒤 주간 기준으로 가장 많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도 조금씩 빨라지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 속에 도내 14개 시·군에서 백신 접종을 개시도 못 하고 있다니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방역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근본 해결책은 못 된다. 코로나19 대재앙으로부터 국민들에게 일상을 돌려줄 유일한 수단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형성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만으로도 확진자 사망률을 현저히 낮추는 효과가 있음이 증명됐다. 우리나라의 현재 백신 접종률은 세계 100위권 밖의 저조한 수준이다. 2분기 백신 수입도 각 나라의 자국우선주의와 생산 차질로 삐그덕거리고 있어 정부의 대응이 특히 중요해졌다. 2분기 도입 물량이 910만2,000회분으로 잡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만 해도 올 3월 말 코백스 물량으로 69만1,000회분이 들어올 예정이었으나 지난 3일 43만2,000회분이 도입됐을 뿐이다. 백신 확보와 공급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변종 확산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백신의 적기 접종에 실패할 경우 집단 면역 형성도 어려워진다.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 및 지자체가 더욱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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